현재 차종당 5천 대서 두 배로
쇄빙선 관련 조선 기술도 협력
미국산 쌀 수입 확대도 가시권
내달 1일(일본 시간) 미국과 2차 관세 협상을 앞둔 일본 정부가 다양한 교섭 카드 준비에 나섰다. 미국 정부에서 ‘비관세 장벽’으로 거론한 부분에 대해 허들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29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안전기준 심사를 대폭 간소화해 들여오는 수입자동차 물량 확대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수입 자동차 특별취급 제도(PHP)’를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에서 차를 판매하려면 국내외 업체 모두 서류 심사, 샘플 차량 심사, 품질관리 체제 심사 등을 통과해야 한다. 반면 PHP를 이용하면 서류 심사가 간소화되고 나머지 심사는 면제된다.
수입차 업체가 PHP를 통해 일본에 수출할 수 있는 자동차는 차종당 연간 5000대로 제한된다. 본래는 2000대였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가를 위해 미국과 일본이 사전 협의하는 과정에서 2013년 5000대로 늘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현재의 두 배인 1만대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사를 간소화해도 당장 미국차 수입은 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 따르면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차종이 아닌 브랜드 전체로 따져도 연간 판매가 5000대가 넘는 미국차 업체는 지프 1곳(9721대)에 불과하다. GM의 쉐보레와 캐딜락은 각각 518대와 468대에 그친다.
여기에 더해 쇄빙선 건조 기술 협력도 일본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원 개발 등을 염두에 두고 북극권 진출에 의욕을 보이지만 미국 쇄빙선 건조 기술은 러시아 등에 뒤져 있다”며 “일본과 미국 협력이 진행된다면 일본에도 이익이 되는 안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일본에서는 미국 측이 참여를 원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를 협상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미국산 쌀 수입 확대 등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쌀의 경우 현재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
한편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우군 확보 차원에서 27일부터 동남아 순방에 나선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첫 방문지인 베트남을 떠나 29일 필리핀에 도착했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페르디난도 마르코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기 체결,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의 협력 강화 등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