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 런웨이로, 예술로 되살린 오래된 기억

41 minutes ago 1

조덕현 작가 ‘므네모시네…’展서 모델들 ‘기억의 런웨이’ 퍼포먼스 일제강점기 고미술수장가 흑백사진 드로잉으로 재현한 작품 선보여 구하우스미술관에서 모델들이 패션 퍼포먼스 ‘기억의 런웨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입은 의상은 조덕현의 ‘므네모시네’ 연작에서 영감을 얻어, 움직임에 따라 주름이 생기고 형태가 바뀌는 광목 천으로 만든 것이다. 구하우스미술관 제공 미술관의 고요한 정적을 깨고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조지 나카시마의 원목 의자와 프랑스 작가 그자비에 베이앙의 설치 작품 ‘모빌―르코르뷔지에’가 있는, 집처럼 꾸며진 공간.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광목으로 만든 의상을 입은 청년 모델들이 줄지어 서 있다. 모델들이 하나둘 걸음을 옮기자 미술관은 런웨이 무대로 변했고,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신기한 듯 탄성과 박수를 보냈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경기 양평군 구하우스미술관에서 21일 특별전 ‘므네모시네: 기억의 강’ 개막 연계 퍼포먼스가 열렸다. 지역 주민과 미술계 인사를 초청해 연 이 행사는 패션 퍼포먼스 ‘기억의 런웨이’, 그리고 미술관 뒤 수변 특설 무대에서 펼쳐진 퓨전 전통음악 밴드 ‘공명’과 어쿠스틱 밴드 ‘더 로프트’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모델들이 입은 옷은 오래된 가족사진을 드로잉으로 재현한 조덕현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므네모시네’전은 조 작가가 고미술 수장가인 욱천 진호섭(1905∼1951)의 흑백사진을 재현한 연작을 선보였다. 일제강점기 개성 지역의 엘리트였던 진호섭은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지키려 했던 인물. 광복 뒤 소련군에 문화유산을 압수당했고, 6·25전쟁 중 되찾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쳤다. 조 작가는 사진에 기록된 진호섭의 오래전 순간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 대형 신작 ‘덧―Palimpsestus(팔림프세스투스)’는 기억에 관한 질문을 한 단계 더 밀고 나간다. 팔림프세스투스는 원래 있던 글씨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글을 쓴 양피지를 뜻한다. 지워진 흔적 위에 새로운 기록이 끊임없이 더해지는 것처럼, 기억도 사라지고 덧입혀지며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작품은 생마직 캔버스 위에 석고와 물감을 쌓은 뒤 그것이 굳으면 일부를 벗겨내고 다시 색을 더하는 과정을 반복해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풍경과 추상, 이미지와 물질(물감)의 경계가 흐려진다. 지워진 흔적과 새롭게 더해진 시간이 한 화면에 겹겹이 공존하게...

Read Entire Article




피플앤툴즈 네트워크
🛍 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