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투자이민(EB-5) 아시아에서 다시 불붙는다

5 hours ago 2

[김지영의 지금은 글로벌] 미국투자이민(EB-5)이 아시아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현재 미국 이민 환경은 유학생 비자 규제, 글로벌 정치 변화, 고액 자산가 대상 새로운 영주권 제안까지 겹쳐 복잡하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를 중심으로 미국 영주권 확보에 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이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골드카드(Gold Card)’ 제안은 미국투자이민(EB-5)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트럼프카드(Gold Card)’라는 이름의 고액 이민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제안 핵심은 단순하다.

미국에 5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하면 영주권, 그리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시민권까지 부여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기존 EB-5 프로그램이 80만~105만 달러 투자금과 10명 이상 고용 창출 의무를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금액은 높지만 조건은 훨씬 간소하다.

트럼프 측은 ‘트럼프 카드’ 라는 웹사이트까지 개설해 대기자 명단 접수를 시작했다. 오픈 후 단 하루 만에 2만 명 이상 관심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 골드카드 프로그램은 아직 정식 비자 프로그램은 아니다. 미국 이민법상 영주권 발급 권한은 의회의 입법 권한에 근거하기 때문에 새 이민 카테고리를 만들려면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즉 현재 트럼프 측이 발표한 골드 카드는 어디까지나 정치적 선언이자 예비 구상이며 실제 시행되려면 수많은 법적 난관을 넘어야 한다. 이 때문에 EB-5를 이미 신청했거나 고려 중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다릴 이유가 없다”라는 실용적인 판단이 더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EB-5 프로그램 자체는 매우 활발하게 운영된다. 특히 인도 출신 투자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현지에서는 자녀 유학 목적의 영주권 확보를 위해 EB-5가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최근 F-1 학생비자 심사를 강화하고 비자 면접 지연이 발생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부모들이 자녀의 학업 안정성을 위해 영주권이라는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선택하려고 모색한다.

실제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인도 출신 EB-5 신청자는 전년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일부 카테고리에서는 비자 컷오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현상은 인도뿐만 아니다.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미 EB-5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 몇 년간 유학 비자 거부 사례가 잇따라 다시 투자이민에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일본 또한 정통 유학 경로가 막히면서 자산가 가정에서 미국투자이민 문의가 증가 중이라고 한다.

한편 인도 시장에는 특유의 자금 이슈도 존재한다. 인도는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연간 한도가 25만 달러로 제한되며 외화 송금에는 20%에 달하는 세금(TCS, Tax Collected at Source)이 붙는다.

이는 EB-5와 같은 고액 해외투자에는 상당한 부담 요소가 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미국 현지 프로젝트 측이 선투자(Bridge Loan) 방식으로 투자자 대신 자금을 납입하기도 한다. 투자자가 나중에 분할 상환하는 구조이다.

또는 초기 투자금만 일부 납입하고 잔금을 6개월 혹은 1년 이내 분할 납입하는 할부식 모델도 인기다. 이처럼 자금 구조를 다양하게 설계해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현재 EB-5 미국투자이민 시장은 2022년 개정된 RIA(청렴법)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고용 창출과 자금 흐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고 리저널센터(RC) 지정도 더욱 엄격해졌다.

2025년 6월 기준 미국 정부에 등록된 EB-5 리저널센터 수는 532개에 달한다. 또한 농촌지역(Rural), 고실업 지역 등 우선 할당 카테고리도 만들어져 빠르게 영주권을 받는 루트도 마련됐다.

그 덕분에 ‘트럼프 카드’라는 새 정책이 등장했음에도 현재로서는 EB-5 제도가 가장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이민 경로로 평가받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트럼프 카드 등장은 시장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에 성공했지만 제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EB-5는 이미 구축된 제도 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특히 자녀 교육과 가족 단위 이민을 동시에 준비하는 아시아 고액 자산가들에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주목받는다.

[김지영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대표)]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