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나라 만들 것"…이민자 추방 뒤엔 '트럼프 책사'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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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이민자 시위, 美 전역으로 확산 >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을 규탄하는 반이민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뉴욕시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급습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뉴욕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콜로라도주 덴버에선 시위대가 거리에 성조기를 들고나와 ICE에 반대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도 경찰이 이민자 권리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UPI·AFP연합뉴스

< LA 이민자 시위, 美 전역으로 확산 >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을 규탄하는 반이민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뉴욕시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급습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뉴욕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콜로라도주 덴버에선 시위대가 거리에 성조기를 들고나와 ICE에 반대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도 경찰이 이민자 권리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UPI·AFP연합뉴스

스티븐 밀러 미국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이 최근 로스앤젤레스(LA) 시위 사태의 배경이 된 ‘불법 체류자 추방 정책’을 설계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시위 사태 진압을 위해 정부가 주(州)방위군 및 해병대를 투입한 조치에 대해 “문명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할 정도로 시위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인의 나라 만들 것"…이민자 추방 뒤엔 '트럼프 책사' 밀러

지난해 10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벌인 공화당 대선 유세에서 밀러 부비서실장은 “미국은 미국인을 위한, 미국인만을 위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불법 체류 및 이민 문제에 대한 그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발언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재 미국 정치권에서 밀러 부비서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뇌’ ‘실세’로 불린다. 차기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 트럼프 1기 정부에서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냈다. 2기에서도 중용될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공유하며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첫 번째 정책 목표는 이민 정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1기 때도 무슬림의 미국 여행 금지 등 이민 배척 정책을 수립했다”며 “반이민 이데올로기의 설계자”라고 분석했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서명한 남부 국경 비상사태 선포, 연방정부의 다양성 프로그램 해제, 미국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등 행정명령 입안도 밀러 부비서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강경책에 민주당은 “(밀러 부비서실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위험한 인물”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최근 “정부가 불법 체류자 추방을 위해 해비어스 코퍼스(habeas corpus)를 중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해비어스 코퍼스는 구속·구금된 개인이 왜 신체적 자유를 제한받는지 법원 심사를 받도록 하는 헌법상 권리다. 이 권리는 ‘반란·침략 시 공공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중단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 밀러 부비서실장은 미국이 불법 체류자에 의해 ‘침략’당한 상황이니 이를 중단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1985년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태어났다. 그가 극단적인 이민 정책 입안자가 된 배경에 대해 ‘유대계’ 출신 관료인 점 외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밀러 부비서실장은 10대 시절부터 ‘정치적 올바름(PC)’을 비판하는 글을 발표하는 등 일찍부터 우익 성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닷새째로 접어든 LA 시위는 다소 누그러졌다. 하지만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수천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고, 뉴욕에서도 트럼프 타워 주변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기지에서 한 연설에서 “캘리포니아에서 목격하고 있는 건 평화·공공질서·국가 주권에 대한 전면적 공격”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 침공당하고 정복되는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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