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둔화에 되살아난 위험자산 선호
연준 “임무 끝나지 않았다”…금리 경계 유지
PPI가 다음 시험대…코스피 향방 가를 변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주 등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조기 안도론에 선을 그으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곧바로 생산자물가지수(PPI)와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로 옮겨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로, 시장 예상치(3.8%)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 0.4% 하락하며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근원 CPI 역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를 보냈다.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자 미국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대형 은행들의 호실적과 맞물려 나스닥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저평가 인식이 확산하며 27.29% 급등했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4.06%)를 비롯해 마이크론(4.92%)·샌디스크(5.01%)·인텔(4.50%)·AMD(2.57%) 등 주요 반도체 종목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국내 반도체 업종도 상승 탄력을 받아 일제히 반등했다. 이날 장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날 대비 8.17%, 13.48%씩 치솟았으며, 한미반도체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연준, 낙관론 경계…‘PPI’로 향하는 투자자 시선
다만 연준은 시장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걸 보고 ‘임무가 완수됐네’라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에 있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왔더라도 한 차례의 결과만으로 물가 안정이 정착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증권가도 물가 둔화가 확인됐다고 해서 연준이 곧바로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신윤정 SK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와 함께 상품 및 서비스 전반의 가격 압력이 진정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6월 CPI만으로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판단의 중심은 가격 전가와 소비 여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이제 생산자물가지수(PPI)로 향하고 있다. PPI는 기업의 생산비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PPI에서도 원가 부담 완화가 확인되면 소비자물가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연준의 긴축 우려는 더욱 완화될 수 있다. 반면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면 물가 안정 기대가 약해지면서 최근 반등한 AI·반도체 등 성장주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CPI는 에너지 가격 하락뿐 아니라 에너지를 제외한 부문에서도 전방위적인 물가 안정이 확인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며 “다만 연준이 서둘러 정책 기조를 바꿀 상황은 아니며, 향후 물가 흐름이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 우려나 AI 투자(Capex)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증시가 이미 과매도권에 진입해 있었기 때문에 CPI 발표가 반도체 급등의 계기가 됐다”며 “향후 AI 투자 우려가 실적 발표를 통해 완화된다면 증시는 또 한 번의 상승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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