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호박’ 야요이, 끝까지 붓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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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日미술가 향년 97세 별세 10대때 꽃이 말을 건다는 환각 증세… 학대-차별속 고통을 예술로 표현 “모든 이의 치유위해 예술” 말 남겨 2014년 女생존작가 최고가 경매도 일본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는 11세 때 할아버지와 함께 본 ‘호박’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체험을 한 뒤 호박 조각 작품을 시리즈로 만들었다. 이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됐다. 동아일보DB 물방울무늬(Polka Dots)와 호박, 그리고 무한히 반사되는 거울의 방으로 세계 미술 팬을 사로잡았던 일본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草間彌生)가 1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7세. 구사마 야요이 스튜디오와 재단은 27일 성명에서 “고인이 도쿄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며 “평생을 예술 창작에 바친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집착과 욕망을 표현하는 ‘물방울 무늬’도 작가의 시그니처로 유명하다. 동아일보DB 1929년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 출신인 고인은 부유한 화훼 농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삶이 순탄치는 않았다. 바람기 많은 아버지와 엄격하고 학대적인 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유년을 보냈으며, 10세 무렵부터 식물과 꽃들이 말을 건다고 느끼는 환각 증세를 겪었다. 구사마는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자 치유 수단으로 눈앞에 보이는 패턴을 도화지에 그렸다.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 힘들어 했던 구사마는 1958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당시 어머니는 초기 정착금을 건네며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구사마는 현지에서 배고픔을 견디며 작업했으며, 도널드 저드나 프랭크 스텔라 등 중요한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캔버스 전체를 동그란 모양으로 뒤덮은 ‘무한의 망(Infinity Nets)’을 그렸던 고인의 창작 세계는 조각과 퍼포먼스로 확장됐다. 천으로 남성 성기 모양을 만들어 가구와 오브제에 붙인 ‘집적 조각(Accumulation)’도 만들었다. 1960년대 후반엔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를 주도했다. 그러나 당시 백인 남성 중심주의가 만연한 미 미술계에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아이디어 도용, 상업적 소외는 구사마에게 큰 상처가 됐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던 그는 일본으로 돌아와 1977년 도쿄 세이와 정신병원에 스스로 입원했다. 이후 이곳을 평생의 안식처로 삼고 거주했으며, 작업실도 병원 맞은편에 마련했다. 잊히는 듯했던 구사마의 예술은 1990년대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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