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포럼 15주년 축사서 밝혀
조국 “尹, 대화·협력 대신 긴장만 고조”
이재명은 北에 전향적 태도 변화 촉구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3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남북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창립 15주년 기념식에 보낸 축사에서 “지금 한반도 상황은 매우 위태롭다.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언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하지만 우려스럽게도, 남북한 당국 모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은커녕 오히려 위기 상황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평화포럼은 남북 관계가 위기 상황일 때 역할이 더욱 빛났다. 지금이 그러한 때”라며 “변화된 환경에 걸맞은 평화 담론을 마련하고 실현하는 등댓불 같은 역할을 계속 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반도평화포럼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지향의 평화 운동을 추구한다는 목표로 지난 2009년 출범한 민간 포럼이다. 학계와 시민사회 인사들, 전직 관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한반도 갈등 고조의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대화와 협력 대신 긴장을 고조시켰다. 9·19 군사합의를 폐기했다”며 “국민 머리 위에 전쟁의 위협을 띄워놓았고,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남북이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됐으며,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의 모든 군사적 적대 행위 중단 등 긴장 완화를 위한 약속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북측은 ‘폐기’를선언했고, 남측도 효력을 전면 중단시켜 사실상 사문화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북한을 향해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축사에서 “(북한은) 북한 헌법의 통일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도로와 철도까지 끊었으며 MDL 일대의 요새화를 선언했다”며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과 MDL 요새화 시도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평화포럼측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가 신속하게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은 “2000년과 2018년에 미국과의 정책 공조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한 소중한 경험이 있다”며 “다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앞으로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한반도 평화 구상을 위한 국제적인 정책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해외의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과 조직적으로 협력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