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리자 감정이 밀려왔다”…이적-김진표, 20년만에 다시 남성 듀오 ‘패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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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9일 4차례 콘서트, 객석 압도
시원한 보컬-맛깔난 랩 세월 무색
“앙코르 공연? 확답드릴 수 없다”

1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패닉이 20년 만에 재결합한 ‘2026 패닉 콘서트 PANIC IS COMING’이 열렸다. 뮤직팜 제공

1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패닉이 20년 만에 재결합한 ‘2026 패닉 콘서트 PANIC IS COMING’이 열렸다. 뮤직팜 제공
“패닉 공연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농담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이적)

20년 만에 다시 뭉친 남성 듀오 ‘패닉’의 재결합은 그 자체로 사건이었다. 싱어송라이터 이적과 방송인 커리어가 더 두드러진 김진표가 한 무대에 서는 걸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1995년 1집 ‘PANIC’으로 데뷔한 이들은 ‘달팽이’, ‘왼손잡이’ 등을 히트시키며 기존 가요 문법과 다른 ‘새로운 음악’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패닉은 2005년 4집 ‘Panic 04’를 마지막으로 팀 활동을 멈췄다.

그로부터 20년. 1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열린 ‘2026 패닉 콘서트 PANIC IS COMING’은 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자리였다. 1집 첫 트랙 ‘Opening: Panic Is Coming’이 울려 퍼질 때부터 객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아무도’, ‘숨은 그림 찾기’, ‘태엽장치 돌고래’ 등 이적의 시원한 보컬과 김진표의 맛깔스러운 랩은 여전히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이적은 “지난해가 30주년이었는데, 괜히 더 늙어 보일까 봐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다”며 “한 살 더 먹고 공연을 하니 20년 만의 공연이란 나름의 의미가 생겼다”고 했다. 김진표는 “30년을 기념하지 못하면 50년을 봐야 하는데, 그건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연습할 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문이 열리니 ‘이 맛이었지’란 감정이 밀려왔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그저 히트곡 나열이기보단 패닉의 음악 세계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처럼 청량한 감성의 곡은 물론이고, 이적이 통기타와 함께 선보인 ‘기다리다’, 한 편의 소설 같은 서사를 담은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등이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발매 당시 가사가 선정적이란 이유로 검열을 겪었던 2집 ‘밑’에 수록된 이른바 ‘문제작’들. 거친 숨소리가 포함된 ‘냄새’ 인트로를 시작으로 ‘UFO’, ‘혀’, ‘오기’까지,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가 객석을 압도했다. 특히 김진표는 왜곡된 부모상을 비판하는 ‘마마(Mama)’를 부르기 전 “이걸 만들 땐 내가 아빠가 될 줄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패닉은 16∼19일 열린 네 차례 공연을 가지며 관객 약 5300명과 만났다. “앙코르 공연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겨 팬들의 아우성을 산 이들은 ‘정류장’, ‘달팽이’, ‘로시난테’, 그리고 마지막 앙코르 곡 ‘왼손잡이’까지 쉼 없이 달렸다. 확답은 없었지만, 패닉을 다시 만나고 싶은 기대는 더 크고 짙어졌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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