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원 리딩투자증권 대표
세계가 주목하는 韓미술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선
미술품 담보대출·신탁 등
금융 서비스 뒷받침돼야
16일 개막 화랑협회 페어
리드 파트너로 후원 결정
"최근 한국 미술계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미술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미술품 담보 대출, 투자 신탁 같은 금융 분야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아트페어 '화랑미술제'에 리드 파트너(최대 후원사)로 나선 리딩금융네트워크의 최규원 리딩투자증권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이 단순한 후원을 넘어 미래 세대 아티스트들과 미술을 사랑하는 컬렉터, 투자자들을 연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랑미술제 후원에는 리딩투자증권 외에도 리딩에이스캐피탈, 리딩자산운용, 리딩플러스가 함께 참여한다. 회사가 문화예술 분야를 후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아트페어인 화랑미술협회 주최 화랑미술제는 오는 16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A·B홀)에서 20일까지 개최된다. 43회째를 맞은 올해 화랑미술제에는 국내 168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900여 명의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등 1만여 점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최 대표는 "회사가 법인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일반 대중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라며 "회사를 널리 알리면서도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화랑미술협회 측 제안으로 화랑미술제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딩금융네트워크가 금융회사로서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책임 있는 자세로 행복한 풍요와 선한 영향력을 이끄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미술은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하는 본질적인 가치이고, 그 가치를 지지하고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리딩'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00년 설립된 리딩투자증권은 법인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채권금융, 인수·합병(M&A), 자금조달, 리서치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다. 자본금은 약 2800억원으로 규모로는 소형 증권사에 속하지만, 투자금융(IB) 사업 실적 호조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0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58%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또 2016년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경영자인수(MBO) 거래를 통해 임직원들이 회사 주인이 된 종업원지주회사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 대표는 "MBO 당시 기업가치가 570억원이었는데, 현재는 5배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미술품은 최근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됐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과거에 비해 미술품 애호가가 많아졌고, 투자 대상으로 미술품을 바라보는 시각도 늘었다"면서 "특히 최근 재테크 시장에서 다양한 대체 자산이 주목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미술품도 포함된다. 신뢰도 높은 미술품 가치평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미술품은 인플레이션이나 고금리, 변동성 시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실제로 미술시장은 지난 10년간 성장을 거듭해왔다. 국내 미술시장은 2022년부터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 서울'이 개최되면서 그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고, 앞으로도 미술시장은 분명히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미술과 재테크 시장은 각각 성장 궤도를 달리고 있으며 '아트테크(미술+재테크)'가 부상하면서 점점 그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과 펀드의 미술품 투자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 대표는 "미술품을 포함한 대체투자 시장 활성화는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이 미술품 기반 펀드나 아트 관련 금융 상품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많으며 문화정책으로서도 펀드 조성 기회가 많아졌다"며 "K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미술품 담보 대출, 미술품 신탁 등 금융권의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딩투자증권은 이번 화랑미술제 후원을 계기로 꾸준히 문화예술과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최 대표는 "미술도 작품 제작과 유통, 부가가치 창출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여전히 한국 미술 시장은 서구 시장에 비해 초기 단계이고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본다"며 "리딩투자증권도 자사의 사업 영역을 고려해 향후 기업의 자산으로서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증권사에만 20년 가까이 몸담아온 투자금융 분야 전문가다. 아이엠투자증권, 부국증권 등에서 채권 영업을 담당했으며 리딩투자증권에는 2018년 투자은행(IB) 부문으로 합류했다. 이후 S&T(세일즈앤드트레이딩) 부문장, 영업부문 부사장을 거쳐 2022년 리딩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