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여러개인가요"…'자전거족' 선 넘은 무법 폭주에 분통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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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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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골목길에서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로 인해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그런 분들은 목숨이 여러 개인가요."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 씨(52)는 "괜히 '자라니(자전거와 고라니 합성어)'라고 욕먹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차도에 갑자기 진입하거나 시민들 사이로 위태롭게 내달리는 일부 자전거 이용자들의 '무법 주행'에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는 만큼 위험천만한 주행에 대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역주행하며 비키라고 큰소리"…시민들 분통

3일 오전 공덕역 인근. 한 시민이 전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정우 기자

3일 오전 공덕역 인근. 한 시민이 전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정우 기자

이날 만난 최모 씨(31)는 팔의 상처를 보여주며 "이거 보이시냐"고 했다. 이어 "얼마 전에 자전거 타던 사람과 부딪혀서 생긴 것"이라며 "인도 위를 자전거가 속도를 내면서 위험하게 달리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은 다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자전거 사고는 매년 5000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사고는 △2021년 5509건 △2022년 5393건 △2023년 5146건 △2024년 5571건 △2025년 5235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부상한 사람은 같은 기간 △2021년 5999명 △2022년 5856명 △2023년 5604명 △2024년 6085명 △2025년 5655명 등 2만9199명에 달했다.

무리 지어 법규를 어기는 모습에 분통을 터뜨리는 시민도 있었다. 김모 씨(38)는 "한강공원에 가면 무리 지어서 역주행하는 자전거족이 있다"며 "본인들이 역주행하면서 멀쩡히 지나가는 시민들한테 비키라고 큰소리치는 것을 보고 기가 찼다"고 말했다. 이어 "러닝 크루도 문제라고들 하는데 제가 봤을 때 몰상식하게 자전거 타는 자라니족이 더 문제"라며 "이 사람들은 신체적 피해를 주지 않냐"고 지적했다.

영상='쓰레드' 갈무리

영상='쓰레드' 갈무리

온라인에서도 일부 자전거 이용자의 주행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쓰레드에 "유턴 중인 내 차 앞으로 자전거들이 쌩하고 지나갔다"며 "자전거는 회전교차로 원칙도 없고 과속도 없느냐"고 성토했다. 이 밖에 "'자라니'라는 말도 고라니한테 미안할 정도", "자라니들은 모든 도로가 자기 길인 줄 안다"는 등의 비판도 제기됐다.

◇ "억울하다"…자전거족 항변

3일 오전 공덕역 인근.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이정우 기자

3일 오전 공덕역 인근.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이정우 기자

교통 법규를 지키는 자전거 이용자들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성모 씨(34)는 "몰상식하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문제인 건데, 마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든 사람이 문제인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저 같은 경우는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다니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어디를 가든지 눈총을 받는다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박모 씨(42)는 "차도로 달리면 자동차 운전자들이 위험하다며 욕하고, 인도로 가면 보행자들이 인도에서 탄다고 화를 낸다"며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열악한 자전거 주행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모 씨(23)는 "우리나라 자전거도로 시설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도로가 중간에 끊기거나 노면이 파손돼 정상적으로 달리기 어려운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하게 이용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자전거도로를 제대로 정비하고 연결하는 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처벌 규정 있는데…경찰 "상시 단속엔 한계"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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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일부 자전거 이용자의 몰상식한 주행을 둘러싼 불만은 최근에만 불거진 게 아니다. 그런데도 이 같은 행태가 이어지자 실질적인 단속이 미미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법상 처벌 규정 자체는 갖춰져 있어서다.

실제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통행해야 한다. 또 교통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구조의 자전거를 운전하는 것도 금지되며, 이를 위반하면 범칙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자전거로 보도를 침범해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자전거 통행 특성상 상시 단속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전거는 특정 장소를 계속 오가는 게 아니라 생활 교통수단으로 간혹 지나가며 위반하는 사례가 많아 한곳에서 계속 단속하기는 어렵다"며 "역주행 등은 순찰 중 마주치거나 112 신고를 통해 출동해 단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교통법규 단속이 필요할 때 시도경찰청이나 경찰서가 자체적으로 기간과 장소를 선정해 시행한다"며 "최근 서울경찰청이 한강공원 쪽에서 픽시 자전거를 대대적으로 단속한 것이 그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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