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로 새를 살린다”…하와이, 모기 4000만 마리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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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과학자들이 조류 말라리아 확산을 막기 위해 드론으로 특수 수컷 모기를 살포하고 있다. 멸종 위기 꿀먹이새를 지키기 위한 실험적 생태 전략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하와이 과학자들이 조류 말라리아 확산을 막기 위해 드론으로 특수 수컷 모기를 살포하고 있다. 멸종 위기 꿀먹이새를 지키기 위한 실험적 생태 전략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하와이 고유 조류가 조류 말라리아로 멸종 위기에 처하자, 과학자들이 이례적인 생태 전략으로 대규모 수컷 모기 살포 작전에 돌입했다.

■ 모기 4000만 마리 살포… 드론 타고 퍼지는 ‘특수 수컷 모기

22일(현지시각) 복스(VOX)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구진은 2024년 말부터 하와이 마우이섬과 카우아이섬 일대에 수컷 모기를 대량 방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입된 모기 수는 4000만 마리가 넘는다.

이들은 최근 대형 드론까지 동원해 고지대 숲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살포 범위를 넓히고 있다.

투입된 모기는 볼바키아(Wolbachia)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이다. 이 박테리아는 모기의 생식 기능을 방해해, 야생 암컷과 짝짓기하더라도 알이 부화되지 않게 만든다.

감염된 수컷은 사람을 물지 않아 말라리아 등의 질병 전파 우려도 없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모기 개체 수를 줄이고, 조류 말라리아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멸종 위기 ’꿀먹이새‘ 지키기 위해…고지대에 남은 마지막 17종

이번 전략은 하와이 고유종인 ‘꿀먹이새’를 보호하기 위한 생태 보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한때 50종 이상이 서식하던 꿀먹이새는 말라리아의 영향으로 급감해 현재는 17종만 남았고, 그마저도 모기가 살기 어려운 고지대에서 가까스로 생존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환경단체 ‘Birds, Not Mosquitoes’가 주도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전략이 실제로 조류 보존에 얼마나 지속 가능한 영향을 줄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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