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의대 연구팀은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 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평균 나이 75세인 사망자 1781명의 뇌를 부검해 분석했다. 알코올 섭취량은 유족을 통해 조사했다.
먼저 연구진은 음주량에 따라 이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분류 인원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965명 (A그룹) ▲일주일에 7잔 이하로 적당히 마신 319명 (B그룹) ▲일주일에 8잔 이상으로 많이 마신 129명 (C그룹) ▲과거 과음했던 386명 (D그룹)이다.술 한 잔의 기준은 알코올 14g으로 정의했다. 이는 와인 한 잔(148㎖)이나 맥주 작은 캔(355㎖) 하나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어 연구진들은 이들의 뇌 조직을 검사해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인 ‘타우(tau) 단백질 엉킴’과 ‘유리질 동맥경화증’ 등 뇌 손상의 징후를 찾았다. 타우 엉킴은 뇌세포 간의 연결을 방해하며, 유리질 동맥경화증은 뇌의 미세혈관이 좁아져 혈액이 뇌 특정 부위로 이동하기 어렵게 만들어 혈관성 치매를 유발한다.
연구 결과, 일주일에 8잔 이상의 술을 마신 이들의 뇌에서 치매 전조 증상인 ‘뇌 병변 발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13년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흡연여부, 신체 활동 수준, 사망 연령 등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조정한 결과 일주일에 8잔 이상으로 많이 마신 사람(C그룹)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A그룹)에 비해 동맥경화증에 걸릴 확률이 133% 더 높았다.과거 과음했던 사람들(D그룹)은 혈관 손상 징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89% 더 높았고, 일주일에 7잔 이하로 적당히 마신 사람들(B그룹)은 60%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구진은 술을 많이 마시거나 과거에 많이 마셨던 사람들은 금주주의자들에 비해 타우 엉킴이 생길 가능성이 30~40%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거에 술을 많이 마셨던 사람은 신체 질량에 비해 뇌 질량의 비율이 낮았으며,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알베르토 페르난도 올리베이라 후스토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뇌 손상 징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이는 뇌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공중 보건 인식을 높이고 과음을 줄이기 위한 예방 조치를 지속해서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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