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發 민주사회주의 돌풍… 20대 이민자, 15선 현역 꺾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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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워싱턴 이어 콜로라도까지
민주당 당내 경선서 잇따라 승리
“중간선거 앞 정치지형 재편” 분석

“키로스의 승리는 기성 의원들에게 보내는 ‘경고(wake-up call)’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야당 민주당이 콜로라도주 제1선거구의 하원의원 후보를 뽑기 위해 지난달 30일 실시한 당내 경선에서 에티오피아 이민자 출신의 정치 신인 멜랏 키로스(29)가 15선의 현역 하원의원 다이애나 디겟을 꺾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정치권의 세대교체 및 민주 사회주의자의 돌풍이 거세다고 진단했다.

키로스는 민주당 내 강성 진보세력인 ‘민주 사회주의자(DSA·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에 속한다. 1997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태어났고 유년 시절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 중서부의 명문대인 노터데임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법조인으로 활동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반(反)이스라엘 성향의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렸다. 당시 그가 일하던 로펌이 삭제하라고 요구했지만 거부했다. 이로 인해 해고당하자 정계에 뛰어들었다.

1982년 설립된 DSA는 미 전역에 약 10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부의 재분배, 의료 및 주거 개혁 등을 주창한다. 공식 정당이 아니어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자신들이 미는 후보를 지지한다. 올 1월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에 오른 조란 맘다니 시장(사진),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 등도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한다.

뉴욕 제13선거구 하원의원, 수도 워싱턴 시장 등 최근 민주당이 실시한 다른 당내 경선에서도 역시 DSA 소속의 정치 신인 다리알리사 아빌라 슈발리에, 재니스 루이스 조지가 각각 승리했다. 두 사람도 키로스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원,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단속 등을 반대한다.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후 민주당의 주류 세력인 온건 진보 진영은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를 틈타 민주 사회주의자들은 생활비, 주거난 등 민생 의제를 앞세워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맘다니 시장은 지난달 28일 ABC방송에 “민주 사회주의자가 어떤 공직이든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을 배출할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NYT 또한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는 민주 사회주의자 후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이기려면 반드시 중도층 유권자를 포섭해야 한다. 민주 사회주의자의 강경 진보 성향에 거부감을 느끼는 중도 유권자를 공략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주요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특히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급진 좌파 이미지를 부각시켜 승리를 거뒀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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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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