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의 구마모토현립미술관은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찾아온 관람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구마모토현이 10년 전 강진으로 무너진 지역을 재건하기 위해 들인 노력을 되돌아보는 ‘구마모토 부흥 프로젝트 10년 전(展)’을 찾은 이들이다. 아픈 지역 역사에 대한 회고전 성격의 전시회에 외국 관람객까지 찾은 것은 구마모토의 부흥 이면에 만화 ‘원피스’의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원피스는 쓰러져가던 일본 출판업계까지 일으키고 있다. 역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은 애니메이션 영화로 재탄생하며 ‘엔터테인먼트 종합상사’로 변신하려는 소니그룹에 날개를 달았다. 만화가 일본의 지역 재생 동력에서 나아가 산업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구마모토 되살린 ‘원피스’
원피스와 구마모토의 인연은 2016년 발생한 지진으로 278명이 희생된 직후 이 지역 출신인 원피스 작가 오다 에이치로가 보낸 편지에서 시작됐다. 그는 편지에 원피스 주인공 ‘루피’의 일러스트와 함께 “반드시 부흥을 돕겠다”고 적었다. 그 직후 원피스 캐릭터의 동상을 구마모토 곳곳에 세워 만화 팬을 관광객으로 유치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구마모토현청 앞에 루피 동상(사진)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주요 캐릭터 동상 10개를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동상과 연계한 다양한 관광 상품도 개발했다.
원피스 동상은 구마모토 부흥의 상징이 됐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등 관광객에게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구마모토현의 외국인 숙박객은 지난해 연인원 약 176만 명으로, 2015년 대비 2.5배로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성지순례가 아니라 성상(聖像)순례가 됐다”며 “여행하며 피해지를 방문하는 ‘부흥 관광’으로서 지진의 교훈과 관광 진흥이라는 두 측면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전했다.
원피스는 1997년부터 출판사 슈에이샤의 ‘주간소년점프’에 연재되고 있다. 지난달 단행본 114권이 발매되며 일본 국내외 누적 판매 부수는 6억 부를 돌파했다. 같은 달 넷플릭스에 공개된 실사판 원피스 시즌2는 ‘만화 실사화=흥행 부진’이라는 상식을 깨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슈에이샤는 출판 시장이 쪼그라드는 와중에 ‘판권’ 덕에 매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292억엔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만화가 사양산업으로 평가받던 출판업계까지 구원한 것이다.
◇ 소니 부활 뒤엔 ‘귀멸의 칼날’
슈에이샤에는 또 다른 대작이 있다. 글로벌 히트작 귀멸의 칼날이다. 세계 발행 부수가 2억2000만 부를 넘은 귀멸의 칼날은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며 영화판까지 뒤흔들었다. 지난 9일 일본 내 상영이 종료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제1장’은 전 세계에서 1179억엔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일본 영화 사상 처음으로 흥행 수입 1000억엔을 돌파하며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세계 누적 관객은 9852만 명으로, 일본 밖에서 7106만 명이 몰려 해외에서만 777억엔을 벌어들였다.
귀멸의 칼날은 소니그룹을 재도약시킨 일등 공신 중 하나다. 소니는 귀멸의 칼날을 영화로 제작해 배급했다. 귀멸의 칼날 흥행에 소니 주가는 작년 11월 상장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니의 작년 영업이익은 1조5400억엔(추정치)으로 전년 대비 9.4%가량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대 이후 ‘전자산업 탈피’를 선언한 소니그룹은 게임,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현재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얻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4년 수립한 ‘신(新)쿨재팬 전략’에서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산업 수출을 2033년 20조엔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2023년 대비 3.4배에 달하는 규모로, 현재 자동차 산업과 맞먹는 수준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올해 제시한 중점 투자 대상 17개 분야에도 콘텐츠가 포함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제 일본 만화는 세계 공통 언어가 됐다”며 “단행본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의 원작으로 각광 받으며 일본발(發) 지식재산권(IP)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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