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역대 최대 출자 지역성장펀드… ‘무늬만 지역기업’ 늘까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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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투자 20% 의무화에 자금 유입 기대...실효성 시험대 될까
민간 LP, 지역 펀드 부정적 인식 여전...실질적 지원 필요 지적도

  • 등록 2026-01-29 오후 5:23:04

    수정 2026-01-29 오후 5:23:04

이 기사는 2026년01월29일 16시2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되는 지역성장펀드를 두고, 자금이 늘어날수록 무늬만 지역기업에 투자가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비수도권 벤처투자 비중이 여전히 2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지역투자 의무비율까지 도입되었지만, 실질적인 지역 산업 육성보다 요건 충족용 매칭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2026년 지역성장펀드에 2300억원을 신규 출자한다. 지역벤처모펀드 목적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중기부는 지방정부와 지역 기업·대학·금융권 자금을 결합해 매년 4개 내외 지역에 모펀드 4000억원, 자펀드 7000억원 이상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3조5000억원 이상의 자펀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 중 하나는 일반 모태 자펀드에 지역투자 20% 의무비율을 부과한 점이다. 그동안 지역 투자는 수도권에 비해 회수 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커서 민간 자금이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였다. 지역 투자 실적을 적극 반영하고 다양한 베네핏 확대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지역 기반 투자사들에게 지역 유망주를 끝까지 키워낼 동력을 제공하는 아주 실질적인 유인책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번 정책이 수도권 쏠림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현장에서는 의무비율이 생길수록 투자금이 가장 쉬운 방식으로 채워지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에도 본점 주소지만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에 투자가 몰리면서, 실질적인 지역 투자보다는 요건 충족용 매칭이 늘어났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벤처투자 통계 구조 자체가 체리피킹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투자 통계의 지역 구분은 투자 당시 기준, 기업 본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이후 본점 이전 등이 발생할 경우 동일 기업이 서로 다른 지역에 중복 포함될 수 있어, 통계상 지역투자 실적이 실제 활동 지역과 괴리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무늬만 지역기업을 걸러내기 위한 운영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한 주소지 기준이 아니라 대표자와 핵심 인력의 실거주 여부, 지역 내 고용 현황, 주사업장 운영 실태 등 실질적인 상주와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병행돼야 정책 취지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지역 투자 리스크에 대한 인식도 여전히 변수다. 수도권에 비해 회수 기간이 길고 후속 투자 연결이 어렵다는 평가가 강해, 민간 출자자들이 지역 펀드 참여에 소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기부가 지난해부터 비수도권 벤처투자를 늘려오고 있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고 있지 않다. 벤처투자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누적 벤처투자금 4조 7263억원 가운데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투자금은 8887억원으로 전체의 18.8%에 그쳤다. 자금이 대규모로 내려가더라도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딜 파이프라인이 얇은 지역에서는 억지 매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 이후 관리 문제도 남는다. 수도권 운용사가 지역 펀드를 형식적으로 관리할 경우, 지역 기업 성장과 고용으로 이어지기보다 단순 분배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출자 기관이 지역에 본부를 두고 핵심 결정 권한을 이관해야 현장과 연결된 투자와 후속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 기반 창투사인 시리즈벤처스의 박준상 대표는 "펀드 개편이 성공하려면 돈을 넘어 사람이 머무는 인프라와의 연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재 유입, 특구 혜택등과 더불어 출자 기관이 해당 지역에 지역 본부를 만들고 핵심 결정 권한이 이관되는 등 실질적 정책이 일어나야 현장감 있는 투자가 연속성 있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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