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유격수 고민을 해소할지 궁금하다.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받은 전민재가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가 유격수 고민을 해소할 수 있을까.
롯데는 2020년부터 2년간 주전 유격수로 뛴 외국인선수 딕슨 마차도(시카고 컵스)를 떠나보낸 뒤 매년 수비로 애를 먹었다. 마차도는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인 오지환(LG 트윈스)과 수비력을 겨룰 정도로 뛰어난 유격수였다. 롯데는 한태양을 비롯한 국내 유격수 유망주들을 키우려면 마차도를 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뎠다. 이에 이학주를 트레이드해 오고,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린 노진혁을 영입했지만 확고한 주전은 찾지 못했다.
고민의 흔적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유격수로 90이닝 이상 뛴 선수는 박승욱, 이학주, 노진혁, 배성근 등 4명이었다. 넷 중에선 박승욱이 지난해 풀타임 유격수로 뛰며 고민을 해소하는 분위기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정규시즌 초반까지 그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박승욱의 활약이 오래 가지 못했다. 공·수 양면에서 기대를 밑돈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횟수만 2차례에 이른다. 4월에는 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콜업됐다가 수비 실책을 남기고 하루 만인 9일에 말소됐다.
김 감독은 백업 내야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밖에 없었다. 전민재, 이호준, 한태양이 기회를 받았다. 셋 중에선 유격수로 수비이닝이 많은 전민재(68이닝)와 이호준(60이닝)의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최근 들어선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전민재의 비중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민재를 트레이드해 오려 직접 팔을 걷었던 김 감독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는 “올해 유격수로 기용한 선수들 중에는 (전)민재의 컨디션이 가장 괜찮다”며 “수비의 페이스도 좋고, 타격 컨디션도 좋다”고 칭찬했다.
전민재가 확고한 유격수로 자리 잡는다면 롯데로선 더할 나위 없다. 그동안 롯데에선 풀타임 유격수로 뛴 선수가 많지 않다. 김민재, 박기혁, 문규현을 끝으로 계보도 사실상 끊겼다. 설상가상으로 마차도가 떠난 뒤에는 풀타임으로 2년을 넘기는 선수마저 나타나지 않는 형국이다. 전민재가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할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