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선수단이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2패 뒤, 2연승을 달린 정관장은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최종 5차전에서 기적을 쓰려 한다. 대전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은 주인공(우승 팀)을 정해놓고 치르는 경기가 아니다.”
V리그 여자부 정관장은 13시즌만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뒀다.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프 4차전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0 24-26 36-34 22-25 15-12)로 이겼으니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특히 적지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1, 2차전을 내주고도 안방에서 2연승을 거둬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맞췄으니 자신감 역시 높다.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최종 5차전에서 기적을 써보겠다는 의지다.
애초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2일 2차전(2-3 패)을 마친 뒤 “2022~2023시즌 흥국생명을 맞아 리버스 스윕으로 우승한 한국도로공사와 우리의 처지는 다르다. 메가, 염혜선(이상 오른쪽 무릎), 부키리치, 박은진(이상 왼쪽 발목), 노란(허리) 등이 부상을 앓고 있다”며 “그러나 홈에서 3~4차전이 열린다. 홈 팬들에게 1승이라도 안겨드려야 한다”고 마음을 비웠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탈리아)이 “2시즌 전 도로공사와 챔프전을 굳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당시와 비교해 우리 팀도, 상대도 많이 바뀐 상황이라 비교하기 힘들다”고 말을 아낄 정도로 임팩트가 큰 승리였다.
고 감독은 “우리다운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이길 수 있다고 기대했다. 현역 시절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챔프 7차전까지 치러봤는데, 감독으로 치른 이번 1~4차전이 훨씬 힘들었다”며 “전력상 열세여도 선수들이 몇 안되는 기회를 잡은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인천에서 모두가 박수를 칠 수 있는 경기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고 감독만큼이나 선수들의 의지도 결연하다. 특히 최고참인 주전 세터 염혜선의 우승 욕심이 가장 크다. 적지 않은 나이에 오른쪽 무릎 부상까지 앓고 있는 염혜선은 이번 챔프전 내내 진통 주사를 맞으며 부상 투혼을 펼치고 있다. 과거 현대건설 시절 2010~2011시즌과 2015~2016시즌 챔프전 정상에 올라본 그는 정관장을 챔프전 정상으로 이끌겠다고 자신한다.
염혜선은 “1~2차전을 패한 뒤, 대전으로 내려와서 선수들끼리 ‘절대 대전에서 상대가 축포를 터트리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이제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들었으니 5차전을 잘 준비하겠다”며 “9시즌 전 느낀 우승의 기쁨을 올 시즌 다시 느끼고 싶다. 우리 전력과 개개인의 간절한 마음 등을 모두 고려하면 충분히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자신했다.
2시즌 연속 봄배구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 미들블로커(센터) 정호영 역시 자신감이 넘친다. 정호영은 “챔프전은 주인공을 정해놓고 하는 경기가 아니다. 우리가 (김)연경 언니의 ‘라스트 댄스’ 상대이지만, 악역이나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며 “우리의 동기부여는 흥국생명보다 높다고 자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