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8만~10만원을 내고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을 집에 들여놓을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정수기·공기청정기 렌털 시장 포화로 ‘구독형 AI 로봇’에 눈을 돌린 기업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고심 속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에 나선 곳은 ‘SK매직 정수기’로 알려진 SK인텔릭스다.
1일 SK인텔릭스는 에스원과 손잡고 자사 AI 로봇 ‘나무엑스’(사진)에 보안 서비스인 ‘세이프 케어’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AI 로봇이 집안을 돌아다니며 스스로 침입자를 식별하고 이상 상황을 감지하는 기능이다.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보안업체 에스원에 긴급출동을 요청한다. 외부에서 집 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라이브 뷰’ 서비스도 포함됐다.
기존 나무엑스는 오염된 공간을 스스로 찾아가는 ‘이동형 공기청정’과 구글 제미나이 기반의 ‘AI 대화 서비스’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10월 처음 AI 로봇을 상용화했지만 아직 흑자를 낼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6년 가입 기준 월 렌탈료가 6만원대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대비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보안 서비스는 기존 비용에 1만2900원을 추가하면 구독할 수 있다. SK인텔릭스는 단순한 로봇을 넘어 주거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 기능을 더한 만큼,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내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SK인텔릭스 관계자는 “제품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장에 가장 먼저 안착한다면 후발주자들과 큰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인텔릭스의 구독형 AI 로봇 상용화는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발 빠른 움직임이다. 현재 홈 로봇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미국 아마존, 일본 소니, 이스라엘 인튜이션 로보틱스 등이다. 보안, 반려,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도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인텔릭스는 국내에서 시장성을 확보한 뒤 해외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 렌털업계 경쟁사들도 SK인텔릭스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일제히 AI로봇 관련 항목을 사업 정관에 추가하며 시장 진출을 예고했지만, 당장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인 만큼 SK인텔릭스의 성패를 본 뒤 진입하겠다는 ‘실리’ 전략인 셈이다. 한 렌털업체 관계자는 “가습기 기능 등을 포함한 AI 구독형 로봇 출시를 검토했으나, 확실한 수익 모델이 보일 때까지 좀 더 지켜보자는 내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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