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조립으로 이룬 KBO 최초 투수 4관왕, 폰세는 아직 목마르다 "우리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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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31)가 KBO 리그 최초 외국인 투수 4관왕이란 대기록에도 한국시리즈(KS) 무대만을 바라봤다.

폰세는 3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나 투수 4관왕으로 KBO 첫 시즌을 마친 것에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 우리 프런트, 코치진, 그리고 올 시즌 내내 호흡을 맞춰준 최재훈, 이재원 포수와 모든 야수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자리는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올 시즌 처음 KBO 리그에 당도한 폰세는 리그를 지배했다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29경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승률 0.944, 180⅔이닝 252탈삼진으로, 다승·평균자책점·승률·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 4관왕은 KBO 리그 최초다. 그동안 KBO 공식 4관왕은 1996년 구대성(다승·평균자책점·승률·세이브), 2011년 윤석민(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이 있었다. 탈삼진 1위를 시상하기 시작한 1993년 이전까지 친다면 1989~1991년 선동열이 다승·평균자책점·승률·탈삼진 1위로 3차례 기록했다. 트리플 크라운조차 외국인 투수로서는 2023년 에릭 페디(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가 유일했다.

자신을 향한 편견을 이겨낸 것이어서 더욱 눈부신 성과다. 폰세는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한 시즌 140이닝 이상을 소화해 본 적이 없다. KBO 리그에 오기 전까지 부상 이력이 단점으로 지적될 정도로 이닝 소화에 의구심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올해 부상으로 인한 이탈 한번 없이 꾸준함을 증명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도 독차지했다.

이에 폰세는 "(정규시즌 소감에) 우리에겐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어 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나도 내가 이렇게 KBO 리그에서 잘할 거란 예상은 못했다. 레고를 많이 조립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컨디션을 유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종류는 스타워즈 시리즈도 있고 다양하다(웃음). 이제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더 많은 레고를 조립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하려고 한다. 심적으로 더 안정되는 게 있다"고 답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하지만 최초 기록답게 그 과정이 쉽진 않았다. 매달 2승 이상은 적립하던 폰세는 9월 4경기 평균자책점 3.52로 흔들리면서 1승 1패만 기록했다. KBO 최초 개막 후 선발 17연승의 기록도 9월 20일 수원 KT전에서 깨졌고, 탈삼진 부문은 시즌 막판 역전당해 10월 1일 인천 SSG 랜더스전 6이닝 10탈삼진으로 타이틀을 다시 가져왔다.

1일 인천 SSG전에는 다승 단독 1위를 굳힐 수 있는 찬스를 놓쳤다. 폰세는 그날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한화의 5-2 리드를 이끌며 승리 투수 직전까지 갔다. 폰세가 마운드를 내려올 무렵, 같은 시간 잠실야구장에서는 1위 LG 트윈스가 최종전에서 패해 한화가 1위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만들 가능성이 생겼기에 더욱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하지만 9회말 2사에서 마무리 김서현(22)이 현원회에서 좌월 2점 홈런, 신인 이율예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했다. 그렇게 한화가 5-6으로 역전패하면서 폰세의 18승은 날아가고 팀의 역전 우승 시나리오도 물거품이 됐다. 경기 후 중계화면에 잡힌 폰세의 표정은 생각이 많아 보이는 표정이었다.

아쉬울 법한 상황에도 폰세는 오히려 김서현을 다독였다. 폰세 "그 경기 후 김서현에게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김)서현 본인이 더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선수가 김서현을 항상 믿고 있다는 걸 그 역시 알고 있다. 선수 본인이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고, 잘해왔던 선수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충분히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고 믿음을 보였다.


한화 선수들이 1일 SSG전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배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러면서 "야구가 원래 그렇다.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되는 것이 야구다. 마무리 김서현은 우리가 항상 믿는 선수다. 그날의 일은 그저 불운했을 뿐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선수들도 그날의 패배에 더는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달려오면서 우리는 정말 좋은 시즌을 보내왔다.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포스트시즌에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폰세의 말대로 한화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83승 4무 57패로 1986년 KBO 리그에 입성한 후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3년 연속 꼴찌(10위), 2023년 9위, 2024년 8위를 넘어 2018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했다. 2007년(8개 팀 중 3위) 이후 18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에도 성공했다.

비상의 중심에 폰세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에이스는 아직 목이 마르다. 올해 따낸 그 어떤 타이틀과 리그 MVP 가능성에도 에이스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야기했다. 폰세는 "중요한 건 우리는 2위로 포스트시즌에 간 게 확정됐다는 것이다. 내가 플레이오프에서 언제 던질지는 모르겠지만, 난 팀 승리를 위해 언제든 선발 투수로서 도움이 될 준비가 됐다. 우리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팬분들도 우리를 믿고 계속해서 응원해 주신다면 플레이오프를 넘어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 타이틀보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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