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개들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고 산책시키다 행인을 다치게 한 견주가 범의 응징을 당했다.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태도에 더 많은 벌금과 소송 비용까지 부담하게 생겼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7)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30일 화천 한 산책로에서 목줄을 채우지 않고 반려견 3마리를 산책시켰다. 이 과정에서 마주친 B(56)씨의 강아지에 달려들게 한 자신의 개들을 제어하지 못했고 심지어 제지하던 B씨의 손과 얼굴을 물게 해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 30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한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해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B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사건 직후 촬영한 피해 사진과 치료내역 등이 진술 내용과 일치하는 점, A씨가 B씨에게 보낸 문자 등을 토대로 A씨의 잘못으로 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와의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피고인은 수사·공판 과정에서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약식명령액보다 높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소송비용도 피고인이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재판절차의 지연, 확대, 소송비용 발생의 책임이 있을 때 법원은 소송비용을 피고인에게 부담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