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야 돌아온다…발랄한 쳇바퀴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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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선 ‘고리 속에서 1’(2026 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채혜선 ‘고리 속에서 1’(2026 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캐리어를 끌고 백팩을 메고 쇼핑백을 들고 다들 발걸음이 바쁘다. 공항인가, 터미널인가. 그곳이 어디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행렬을 둥글게 말아내면 딱 이런 모양일 거다.

끝없이 돌고도는 되풀이. 마치 어떤 현상처럼도 보이는 이 장면을 작가 채혜선은 ‘고리’라고 했다. 작가는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소비문화’에 주목해왔더랬다. 흔한 소비의 실체, 그러니까 캐릭터나 브랜드 로고, 포장재·기념품 등을 화면에 툭툭 던져내는데.

그렇다고 사회문제로 작정하고 꼬집는 건 아니다. 그저 발랄하고 경쾌한 작품 속에서 누군가 문득 발견해주길 바라는 식인데.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한때는 동물과 사람, 또 그들이 살고 숨 쉬는 숲 이야기를 펼쳐냈으니까. 그 숲의 가치를 더듬어가는 길에 사람의 일상을 돌아보고 ‘소비의 고리’에 주목했다고 할까. ‘고리 속에서’(In the Loop 1·2026)는 그 지점에서 또 한 번 확장한 고리인 셈이다. 이번에는 떠남과 귀환의 순환이란다.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지속되는 경험”으로 말이다.

여전히 소비의 상징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작가의 조력자도 등장한다. 반려견을 모델로 삼았다는 ‘룽키’다. 작가 대신 작품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생명·관계·교감·이해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설파한 그 회색개가 이번 여행에도 기꺼이 따라나섰다.

9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5길 메타갤러리 라루나서 노보·이선주와 여는 기획전 ‘여행의 미학’(Art of Travel)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50㎝(지름). 메타갤러리 라루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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