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비공개 전환-개인 사진 삭제
“학교서 교육 받아” 절반에 불과
타인의 얼굴을 음란물과 합성한 ‘딥페이크’ 피해 우려가 큰 가운데 여중생·여고생 10명 중 8명 이상이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부는 11일 ‘학교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관련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응답 학생의 75%가 교내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학생은 85.9%가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5∼27일 중고교생 2145명(남학생 1041명, 여학생 1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불안감을 느낀 이유를 모두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나도 모르게 피해자가 될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76%로 가장 많았고 ‘주변 사람이 가해자일 수 있어서’(45.4%), ‘피해 시 대처법을 몰라서’(29.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여학생 중 81.7%는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 중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비율은 67.7%였다.
청소년 중 34.9%는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보도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밝혔고 32.1%는 ‘개인적인 사진을 삭제했다’고 답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6.4%가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45.6%가 개인적인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서 두려운 점을 모두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54.8%가 ‘인터넷에서 사진·영상이 계속 퍼지는 것’을 꼽았다. ‘가짜 영상임에도 진짜 모습이라고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49.3%), ‘학교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44.1%) 등이 뒤를 이었다.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우려는 크지만 제대로 된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학교에서 딥페이크 교육을 받은 적 있는지를 묻자 ‘있다’고 답한 학생은 51.6%에 불과했다. ‘없다’가 22.8%였고 ‘기억나지 않는다’는 25.6%였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를 모두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54.8%가 ‘장난 때문’이라고 답했다. ‘성적 호기심 때문’(49.3%), ‘해도 들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44.1%), ‘들켜도 처벌이 약해서’(38.2%) 등이 뒤를 이었다. 박성민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학생들은 딥페이크 성범죄의 주된 이유로 ‘장난 및 호기심’을 꼽고 있는데 딥페이크를 심각한 범죄로 인식할 수 있도록 예방교육과 인식 개선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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