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토론회서 레버리지 ETF 성토
올해 사이드카 38회·서킷브레이커 7회 발동
“단일종목 레버리지 즉각 상장폐지 해야”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겪는 전례 없는 변동성의 원인으로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된 가운데 야당에서 ‘즉각 상장폐지’를 주장하는 등 강도 높은 성토에 나섰다.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수영·이종욱·김장겸 국회의원이 주최한 ‘우리 주식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롤러코스터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정책 토론회 현장에선 지난 5월 말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촉발한 증시 변동성 확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는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좌장),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편은비 국회 입법조사처 재정금융과 입법조사관이 참여했다.
◆ 박수영 의원, “자산운용사 19곳 중 3곳만 찬성”
개회사에 나선 이종욱 의원은 최근 대형주 기초의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로 자금이 쏠리며 시장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단일 종목 두 배 레버리지 ETF는 현재 반토막 난 상황”이라며 “수조원의 영끌 자금이 오늘도 쏟아부어지며 손실을 키우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우량 기업을 도박주로 변질시켰다”며 “이번 사태는 대통령실이 개입한 명백한 정부의 정책 실패”라고 비난하며 실질적인 시장 퇴출을 강하게 촉구했다.
박수영 의원은 “코스피 사이드카가 올해 벌써 무려 38번 발동됐고, 7월 중에만 4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발동됐다”며 “정부가 출시 전 자산운용사 19곳 중 대다수가 부정적 의견을 냈음에도 지방선거용으로 밀어붙인 결과 지금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뒤늦게 들어간 개미 투자자들”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평균 상장가 2만원이던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상품들은 연일 폭락하며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고 올 상반기 코스피의 일평균 변동률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최고치인 3.3%를 기록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장겸 의원은 “한국거래소 간판을 강원랜드로 바꿔야 한다는 비아냥마저 나오는 실정”이라며 “실물 경제계에서도 이미 심각하게 걱정하는 사태를 정부가 밀어붙여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는 축사를 통해 “김용범 정책실장이 나스닥에서 되는 것을 왜 막느냐고 금융위를 다그쳤고, 금융위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했다.
또한 장 대표는 “불과 몇 달 만에 이 불량 상품이 나왔고, 이제 와서 김용범 실장도, 이재명 대통령도 사과 한마디 없이 상장폐지는 어렵다고만 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코스피 5000 목표, 반도체 쏠림이 근본 원인”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 상황을 관치 금융과 비현실적 정책이 초래한 시장 왜곡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의 과도한 재정 집행, 국가 부채 증가, 그리고 과도한 통화량(M2) 비율을 근거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저하를 경고하며, 기업 자율에 기반한 시장 육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4700조 원 규모의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기업 투자를 강제한 것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폭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특히 호남 지역은 전력, 용수, 인재, 인허가 등 4대 핵심 요건이 모두 부족해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무리하게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또한 한국의 국가 예산이 10% 이상 증가하고 통화량(M2)이 GDP 대비 154%에 달하는 등 과도한 돈 풀기가 물가 상승과 주식·부동산 시장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하며 레버리지 상품의 신용 및 미수 거래 금지 등 건전한 주식 시장 육성을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서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코스피 5000’을 정책목표로 내건 것 자체가 문제라며 국민연금이 지난 5월 28일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올려 의결한 것을 두고 “인위적으로 지수 고공행진을 부추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관해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1월 13일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만나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에서 막혀 있던 고위험 레버리지 ETF 허용 문제를 논의했고, 이후 5월 27일 상품이 출시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김용범 실장이 지난 5월 페이스북에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모델로 제시하며 ‘국민배당금제’를 언급한 것을 두고 “기업 이익 처분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라며 비판했다.
아울러 블랙록이 지난 6월 30일 인공지능 집중 산업구조를 리스크로 짚으며 한국 등 신흥시장 투자의견을 낮춘 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일주일 새 12%씩 폭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안으로 “2배 추종을 최대 1.1배로 낮추거나 예탁금을 현행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 업계·투자자단체 “정기교육 강화·투자한도 설정” 요구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 단체는 사전 투자 교육 강화와 함께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 등의 해법을 촉구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상승기 방향성 투자 수요와 해외 상품으로의 자금·환 유출 흡수 필요성이 맞물려 형성됐다”면서 “레버리지 ETF의 매일 리밸런싱 구조가 지수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키운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초 1회에 그치는 사전교육을 주기적 갱신 교육으로 바꾸고 개인별 자산총액 대비 투자비율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현재의 한국 증시를 파티가 끝나면 개인투자자만 죽어나가는 ‘승자독식 오징어 게임’에 비유하며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하고 코스닥 궤멸 위기마저 초래한 해당 상품들을 거래소 직권으로 즉각 혹은 단계적으로 상장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정부에 공청회·여론조사 실시 여부, 토론회 개최 여부, 전문가 자문 여부, 개인투자자 의견 청취 여부, 부작용 검토 여부 등 다섯 가지 질문에 답할 것을 촉구하며 야당 주도의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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