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도움 받았다" 뜨거운 눈물... 韓계 교토국제고 고시엔 결승행 파란, 좌완 원투펀치 힘 모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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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국제고 야구부가 2024 여름 고시엔을 앞두고 출정식을 가지고 있다. /사진=교토국제고 공식 SNS

올해 '여름 고시엔'에서 드라마를 쓰고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 야구부. 그 중심에는 좌완 원투펀치가 있다.

교토국제고는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 야마다 고등학교를 3-2로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교토국제고는 1회 말 2점을 먼저 내주며 열세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6회 들어 교토국제고는 1사 후 미타니 세야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 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만들었다. 이때 하세가와 하야테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2-2 동점이 됐고, 하토리 후우마의 땅볼로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9회 말 마지막 수비에서는 선두타자 하라타 아츠키에게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줘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요시카와 유다이를 병살로 처리했고, 하시바 코스케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결국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교토국제고의 승리는 집중력을 보여준 타선의 힘도 있었다. 하지만 9이닝을 나눠서 던진 나카자키 루이와 니시무라 이키, 두 좌완의 힘이 컸다. 선발투수로 나선 나카자키는 1회 2실점 후 4회까지 실점하지 않고 잘 막아냈다.

그러자 교토국제고는 5회 들어 니시무라를 투입했다. 이틀 전 8강전에서 지벤학원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던 니시무라는 팀 역전에 기여하면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9회 말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곧바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한 점의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교토국제고 야구부. /사진=교토국제고 공식 SNS

나카자키와 니시무라는 이번 여름 고시엔에서 번갈아가며 완투를 펼쳤다. 1차전(8일)에서 나카자키가 9이닝 139구를 던지며 12탈삼진 3실점 완투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차전(14일)에는 니시무라가 138구 완봉승, 3차전(17일)에는 나카자키가 143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준결승전을 포함해 나카자키가 3경기 22이닝 동안 28개의 삼진을 잡으며 2.0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니시무라는 3경기 23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미스터 제로'로 활약하고 있다.

일본 매체 주니치스포츠에 따르면 니시무라는 경기 후 "센바츠(봄 고시엔)에서 패배했을 때를 잊지 못하고 있다. 빚을 갚기 위해 전력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당시 교토국제고는 아오모리 야마다고에 패배해 8강 진출에 실패했는데, 이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는 뜻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마운드에서 교체됐던 나카자키도 감격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후 "동료들의 도움을 받은 경기였다"며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원투펀치의 맹활약 속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교토국제고는 이제 같은 날 승리를 거둔 간도다이이치고교와 오는 23일 오전 10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1947년 교토조선중학으로 개교한 교토국제고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산하 교토한국학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 있는 학교임에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이라는 한국어 가사가 있는 교가를 고시엔 무대에서 부르며 화제가 됐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후 지역대회에만 출전했던 교토국제고는 2021년 봄 고시엔에서 처음으로 전국무대에 데뷔했다. 이어 같은 해 여름 고시엔에서는 무려 4강에 모르는 기적을 만들었다. 당시 8강전에서 츠루가케히고를 끝내기로 꺾었지만, 준결승에서 지벤학원에 1-3으로 패배하며 돌풍은 멈췄다. 그리고 올해 3년 만에 4강에 진출한 데 이어 우승까지 도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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