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 추진 갈등 확산
대학, 총학에 3억여원 보상 청구서
총학 “면담 불응하면서 청구는 신속”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추진에 반대하는 재학생 시위로 최대 54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건물 곳곳에 칠해진 래커(분사하는 페인트)칠 낙서와 파손된 기물 등을 청소, 복구하는 비용이 대부분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피해액이 부풀려졌다”면서 “학교 본부가 돈으로 학생들을 겁박한다”며 반발했다.15일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은 24억4434만 원에서 최대 54억4434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공지했다. 앞서 11일부터 시위를 시작한 재학생들은 학교 조형물과 건물, 바닥, 조용각 전 이사장의 흉상 등에 래커칠을 하거나 오물을 끼얹었다. 본부는 손상된 건물을 보수하고 청소하는 데 20억∼50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학교 측은 12일 예정됐던 취업박람회가 시위 탓에 취소된 데 따른 피해 비용은 3억3000여만 원으로 추산됐다. 학교 측은 시설물 대여 업체, 박람회 참여 예정이었던 10개 기업 등에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외에 23일 2025학년도 신입생 시험을 학내에서 못 치러 외부 공간을 빌려야 하는 비용 등에 약 1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14일 오후 취업박람회 진행을 맡은 용역업체가 청구한 3억3000여만 원의 보상 청구서를 총학에 전달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피해보상 청구를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 측이 추산한 피해 금액은 다소 과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라는 우려가 든다”며 “학교 측이 소송을 결정한다면 우리도 모금이나 변호인 선임 같은 절차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15일 총학생회는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과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소통해야 할 학교 본부가 면담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누구보다 빨리 돈으로 학생을 겁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동덕여대에 이어 서울여대 학내에서도 ‘래커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다만 서울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이 아니라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시위가 촉발됐다. 이 학교 학생들은 학생 성추행 의혹이 일었던 독어독문학과 모 교수가 감봉 3개월 징계 뒤에도 수업을 계속하자 “학교 측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교내 곳곳에 래커칠을 했다. 승현우 서울여대 총장은 “캠퍼스가 일부 학생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며 “(논술 시험 시기에) 교내 미관이 훼손된 상태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정상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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