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수선집이 루이비통 꺾었다...대법 “리폼, 상표권 침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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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수선집이 루이비통 꺾었다...대법 “리폼, 상표권 침해 아냐”

입력 : 2026.02.26 11:47

루이비통 가방 잘라 지갑 제작
1·2심은 “1500만원 배상해야”
대법 “리폼, 문제없어” 파기환송

루이비통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루이비통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루이비통의 가방을 뜯어서 새로운 가방이나 지갑을 만든 리폼 행위는 루이비통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리폼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이 최초로 판례를 제시했다.

26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

사건의 쟁점은 루이비통 등 기존 브랜드 제품을 리폼해 새 제품으로 만들 때 리폼 제품에 브랜드 로고가 쓰이는 것을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리폼업자가 가방 소유자로부터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리폼 요청을 받아 리폼 행위를 한 경우, 리폼 제품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등은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아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형식적으로 리폼업자가 소유자 요청을 받고 리폼을 해줬더라도, 실질적으로 업자가 리폼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주도해 시장에 유통시켰다면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이런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리폼 요청 경위와 내용, 리폼 제품의 목적·형태·개수 등에 관한 최종 의사 결정의 주체, 리폼업자가 수령한 대가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리폼업자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상표권자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7~2021년에 고객에게 받은 루이비통 가방의 원단을 해체해서 크기, 형태, 용도가 기존과 다른 가방과 지갑을 제작해왔다. 리폼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을 받았고 리폼 매출액 합계는 2380만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에 루이비통은 리폼업체가 자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루이비통 가방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연합뉴스>

루이비통 가방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연합뉴스>

1·2심 재판부는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주며 A씨가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리폼 제품은 루이비통 가방의 원단을 사용함에 따라 루이비통 가방과 마찬가지로 외부에 상표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며 “(A씨의) 고객은 오인하지 않겠지만, 리폼 제품을 본 제3자는 루이비통 제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 역시 리폼 제품이 단순 수선을 넘어 새로운 물건으로 볼 수 있고, 중고시장 등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반면 A씨 측은 양산성과 유통성이 없는 리폼 제품은 상표법상 ‘상품’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폼 제품은 주문자에게 돌려줄 뿐 따로 판매한 적이 없다”며 “상표권은 제품이 처음 판매될 때 이미 한 차례 행사된 것이고 소비자가 자기 가방을 어떻게 고칠지까지 상표권자가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사건은 글로벌 명품회사가 수선 자영업자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제기해 화제를 모았다. 대법원은 소부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12월 공개 변론을 열고 양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사건으로 사회적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며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법리를 최초로 선언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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