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출몰 너구리 만지지 마세요” 사람도 옮는 병원체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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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발견된 털 빠진 너구리. 지역 주민 커뮤니티 제공

인천에서 발견된 털 빠진 너구리. 지역 주민 커뮤니티 제공
서울 도심에서 자주 마주치는 야생 너구리에게서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가 검출됐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이처럼 실제 감염 위험이 확인됨에 따라, 도심에 출몰하는 야생 너구리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에서는 도심 공원, 주택가 등지에서 너구리를 목격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서울연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24곳에서 너구리가 관찰됐으며, 서울 면적의 약 32%는 너구리 서식 가능 지역으로 분류된다. 구조 건수도 2022년 63건, 2023년 78건, 2024년에는 117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문제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너구리와 그로부터 체취한 진드기에서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병원체를 검출한 것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조사를 진행해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와 개허피스바이러스 등을 검출했다.

서울시는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와 협력해 도심서 구조된 너구리를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광견병, 렙토스피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개과 동물 질병 13종에 대한 정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특히 시민 행동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야생 너구리를 발견하더라도▲ 먹이를 주지 말고, ▲ 가까이 다가가지 말며, ▲ 소리 지르기, 쫓기 등 자극을 주지 말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는 “호기심이나 친절에서 비롯된 접촉이 오히려 감염병 확산의 통로가 될 수 있다”며, 사람과 동물 모두를 위한 ‘긍정적 거리두기’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함께 고려하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에 따라, 검사 결과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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