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이틀간 10억달러 넘는 글로벌 자금이 유입됐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JP모간이 25일 띄운 짤막한 투자보고서의 첫 줄이다.
파죽지세로 달리고 있는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해외라고 다를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한국 ETF’(티커 EWY)에는 올해 들어서만 4조원가량이 순유입됐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3400여 개 ETF 중 최대 규모다. 이는 압도적인 성적 덕분이다. 전체 ETF 수익률 1~3위를 한국지수형이 휩쓸고 있다. 연초 EWY에만 투자했어도 40% 넘는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EWY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80여 개 종목을 담고 있다.
한국 ETF가 최고 인기
시간을 1년 전으로 돌려보자. 2600선이던 코스피지수가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뛸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가 있었을까. 증시 부양책을 쏟아내는 정부와 여당도 확신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을 터다. 작년 6월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더불어민주당은 부랴부랴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6000은 그야말로 꿈 같은 숫자다.
‘국장’에 투자하는 동학개미가 어깨를 활짝 펴게 된 것은 부수 효과다. 지수 상승은 한국 기업, 한국 산업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그 누구도 ‘국장 투자는 기부’ 또는 ‘지능순’이라고 조롱하지 않는다. 미국만 바라보던 서학개미도 속속 회귀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 대한 국내외 수요는 분명히 확인되는데, 외국인 투자 내역을 보면 어딘가 이상하다. 올 들어서만 11조원어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ETF를 매집하고 있지만 한국에 들어와 있는 해외 기관·펀드는 되레 팔고 있다.
외국인 개인의 국내 주식 거래 시스템이 원천봉쇄된 영향이 작지 않다. 예컨대 미국인이 현지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하려면 상임 대리인 등 구비 서류 공증을 받은 뒤 한국 증권사로 보내야 한다. 우편 방식만 유효하다. 해외로 이주한 한국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공인인증서를 깔거나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폰을 소지한 뒤 문자 인증을 받아야 한다. 뉴욕증시에서 달러로 거래하는 미국예탁증서(ADR)가 있지만 한국 종목은 10여 개뿐이다.
접근성 확대 검토해야
반면 서학개미가 미 증시에 투자할 길은 활짝 열려 있다. 국내 주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매매하면 된다. 해외에 나가서도 마찬가지다. 로빈후드 등 플랫폼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가입 절차가 단순해 설명서를 읽을 필요가 없을 정도다.
정부는 MSCI 선진국지수 승격을 위해 TF를 가동해왔다. 자금 유입뿐 아니라 선진 시스템 도입 등 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TF에서 외국인 개인의 접근성 확대 방안을 논의하면 좋을 것 같다. 외부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면 미 증시처럼 장기 버팀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환율 안정에 기여하는 건 물론이다.
과거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마다 보안 프로그램을 깐 적이 있다. ‘관료주의 끝판왕’이라는 액티브X가 문제였다. 20여 년 이어진 액티브X 체제가 막을 내린 것은 2020년 법 개정을 통해서였다. 외국인 투자 편의를 높이는 데 이렇게 시간을 오래 끌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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