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자 이곳도 '대박'…"에어컨 열어보면 안하고는 못 배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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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필터를 세척하는 모습. / 출처=삼성전자 제공

에어컨 필터를 세척하는 모습. / 출처=삼성전자 제공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기온이 오르자 올해 들어 한 번도 틀지 않았던 에어컨 내부를 확인해보고 갈아 끼울 새 필터 제품을 주문했다. 필터를 세척해 사용하려 했지만 시커멓게 먼지가 낀 모습을 보고선 교체를 택했다. “작년엔 여름철 다 돼서 필터를 주문하려다가 계속 품절 상태라 고생했다. 많이 더워지기 전에 필터를 교체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본격 여름철을 앞두고 에어컨 세척 수요가 크게 늘었다. 올 여름은 평년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의 ‘2025년 여름 기후 전망’에 따르면 오는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다. 그러면서 봄철에 에어컨 세척 서비스 수요가 한층 몰렸다.

업계는 에어컨 세척 성수기를 3~4월로 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까지의 에어컨 점검 신청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시스템에어컨은 (세척) 필요성을 잘 못 느끼다가도 에어컨을 한 번 열어서 안을 들여다보면 매년 세척 안 하고는 못 배기는 사례가 많다”고 귀띔했다.

LG전자 시스템에어컨 및 냉난방공조설비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은 올 3~4월 시스템에어컨 세척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2% 증가했다. 세척 문의는 2배 가까이 늘어날 만큼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과 에어컨 세척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풀이했다.

하이엠솔루텍이 LG전자 시스템에어컨 세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 사진=하이엠솔루텍 제공

하이엠솔루텍이 LG전자 시스템에어컨 세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 사진=하이엠솔루텍 제공

하이엠솔루텍은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지와 소형 사업장에서 세척 요청이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LG전자 시스템에어컨에 최적화된 정품 세척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점이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유광열 대표는 “소비자들의 세척 수요 증가는 시스템에어컨 세척이 ‘선택을 넘어 필수’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삼성·LG전자가 여름철 에어컨 사용 증가를 대비해 관련 서비스를 할인 제공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워킹맘 이모 씨는 “몇년 전에는 집 천장에 달린 시스템에어컨을 직접 청소했었는데, 업체에서 직접 여름철 앞두고 점검 및 세척을 해준다고 해서 일찌감치 신청했다. 서비스 기사가 방문하면 집에 있는 같은 브랜드 가전들도 두루 점검해줘 좋았다”고 했다.

이들 업체는 여름철 성수기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해 에어컨 설치 전담팀을 조기 운영하는가 하면 ‘가전 구독’을 통해 무상 수리, 분해 세척, 성능 점검 등도 제공한다.

에어컨 자체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직 본격 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인 1분기 삼성전자 에어컨 판매량(삼성스토어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7%, LG전자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도 약 60% 늘었다. 이에 양사는 일찌감치 에어컨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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