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안정적으로"…한국도요타 부품물류센터 비결은 [현장+]

12 hours ago 1

경기도 시흥에 4500평 규모 부품물류센터 개소…기존 대비 2.5배 확장 이전
시화 IC 인근에 위치해 전국을 연결하는 최적의 교통 입지 확보…하루 최대 3회 배송

한국도요타자동차 부품물류센터 메저닌 보관구역./사진=한국도요타

한국도요타자동차 부품물류센터 메저닌 보관구역./사진=한국도요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렉서스와 도요타의 지난해 누적 신차 판매대수는 2011년 대비 약 2.2배 성장했다. 이에 따라 부품 수요 또한 약 2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공간 확대가 아닌 운영 방식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신규 물류 거점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 결과 한국도요타자동차는 이달 경기도 시흥시에 신규 부품물류센터를 신규 오픈했다.

신규 부품물류센터는 축구장 2개 규모와 맞먹는 연면적 1만4876㎡(약 4500평) 규모로 첨단 물류설비를 도입하고 일본 물류 전문가의 컨설팅에 기반해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레이아웃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부품물류센터는 부품 메인 센터(1개동)와 액세서리 보관용 서브 센터(1개)로 구성돼 있다. 메인 동은 매저닌 중3층 구조로 현재 2만7000여종의 부품을 보관하고 있고 최대 약 5만1000가지 수의 부품 보관이 가능하다.

풀시스템(Pull System)인 셀 원바이 원(Sell One Buy One) 재고 관리 방식으로 부품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바코드 기반 관리 시스템 등 최신 물류 설비를 도입했으며 부품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IT 기반 시스템을 통해 정밀한 재고 운영이 가능하다.

한국도요타 부품물류센터의 ‘부품 즉시 공급률’은 도요타자동차가 제시하는 글로벌 기준을 상회하는 97%를 달성했다. 국내에 재고가 없는 부품에 대해서는 일본 본사와의 연계를 통해 최소 4일 이내 공급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구축했다.

신규 부품물류센터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국내 수입차 물류창고 중 하나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시화 IC에서 5분 거리에 있으며 평택시흥고속도로 남안산 IC와도 인접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렉서스·도요타 공식 서비스 센터 67개소에 신속하게 부품을 공급하고 정비 시간을 단축하는데 기여한다. 수도권의 경우 9개의 배송 루트로 기본 하루 2회, 최대 3회 배송을 운영한다. 지방은 9개 루트로 하루 1회 배송 운영된다. 일평균 출고 건수는 4000건에 달한다.

한국도요타자동차 부품물류센터 메저닌 보관구역./사진=한국도요타

한국도요타자동차 부품물류센터 메저닌 보관구역./사진=한국도요타

한국도요타는 신규 물류센터 기획 단계에서 많은 종류의 부품을 딜러사에 공급 중단 없이 옮기는 것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러닝 셧다운' 방식을 택했다. 부품 입고는 신규 부품 물류센터에서 받고 출고는 기존 물류센터에서 처리해 물류 셧다운 없이 신규 물류센터로 부품들을 옮긴 것이다. 수요가 낮은 부품부터 주말을 활용해 기존 센터에서 신규 센터로 이전하고 신규 물류센터가 충분히 안정된 시점에서 출고 기능까지 순차적으로 전환함으로써 단 하루의 배송 차질 없이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정훈 한국도요타 부품물류부 부장은 "출고 업무는 평일에 정상적으로 하고 부품 이동은 주말에 집중해 고객이나 딜러사에 불편을 주지 않고 신규 물류센터로의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도요타 측의 설명을 들은 후 본격적인 부품물류센터 견학에 나섰다. 넓고 깔끔한 공간에 다양한 부품들이 질서정연하게 보관돼 있었다. 특히 안전성 강화를 위해 화재 방재 설비와 인랙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사람과 장비의 동선을 철저히 분리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휴게 공간 등 직원 편의 시설도 함께 갖춰 작업자의 쾌적한 근무 환경 조성에도 힘썼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픽킹(Picking) 홈-포지션 구역이다. 이곳에서는 부품에 대한 주문이 기록된 픽킹 슬립(Picking Slip)이 주문 마감 시간 마다 출력된다. 픽킹 슬립은 고객 차량의 수리 및 정비 작업에 필요한 부품이 주문 접수되면 해당 상품을 물류 창고에서 픽킹, 포장해 배송할 품목을 나열하는 작업지시서다.

모든 견학을 마친 후 실제 픽킹 슬립을 보고 필요한 부품을 찾는 체험을 했는데 각 구역을 나타내는 알파벳과 숫자를 따라가면 필요한 부품을 찾을 수 있어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조금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어 신기했다.

다음은 메저닌 보관 구역으로 이동했다. 부품물류센터에서는 기본적으로 1층 및 2층 선반으로 이뤄진 구조에 소형 부품과 중형 부품을 보관하고 있다. 메저닌 보관 구역에서만 전체 출하물량의 약 70%가 처리되고 있으며 보다 빠른 운반을 위해 상하 컨베이어 1대가 설치돼 있다. 특히 메저닌 보관 구역은 출하 팩킹(Packing) 구역에 근접해 부품 물류의 동선을 최적화했다.

한국도요타자동차 부품물류센터 전동운반 장치 ‘구루루’의 모습./사진=한국도요타

한국도요타자동차 부품물류센터 전동운반 장치 ‘구루루’의 모습./사진=한국도요타

상차 구역은 물건을 출하 및 배송하기 위해 차량에 적재하는 구역으로 총 5개의 출하 도크(Dock)를 갖추고 있다. 특히 부품을 배송하기 전 바코드 스캐너로 스캔,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서 미스 픽킹과 오배송 등을 방지했으며 주문한 부품을 보다 효율적 포장하기 위한 ‘팩킹 스테이션(Packing Station)’도 함께 운영한다.

대형 부품이 모여있는 파렛트 랙(Pallet Rack) 구역에는 범퍼, 유리, 헤드램프, 판넬류 등이 부품 특성별로 보관돼 있었다. 이곳의 부품은 크기가 크다보니 지게차를 활용해 작업, 사람과 장비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게 한국도요타 측의 설명이다.

입하 구역에는 화물 트럭에서 짐을 쉽고 빠르게 하역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용 도크 2개가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지게차로 부품을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하루 평균 40ft 컨테이너 2대 분량, 약 1500건의 입고 처리가 가능하다.

부품물류센터 한 켠에 스쿠터와 비슷하게 생긴 장비가 주차돼 있었다. 이는 무거운 부품을 보다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한 전동 운반 장치인 ‘구루루’로 작업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여 생산성과 안전성 모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브센터로 이동해 액세서리 & 재고 보충용 서브 창고를 둘러봤다. 신규 부품물류센터에서는 액세서리&재고 보충용 서브 창고도 마련돼 있어 장기적으로 부품을 보관하거나 대형 부품을 크기별 또는 특성별로 구분해 보관하고 있다. 또한 고객의 윈터 타이어를 보관하고 교환 시기에 맞춰 적재적소로 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이어 호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부품물류센터는 단순한 부품 보관 창고를 넘어 고객 중심의 사고가 통합된 전략적 물류 거점"이라며 "도요타 생산방식에 기반한 신뢰도 높은 운영 체계를 통해 '더 나은 자동차, 더 나은 서비스'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