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는 개판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사기고. 무효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하루 뒤인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6번 출구 앞 세종대로는 탄핵 무효를 외치는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강한 비바람과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비바람에 초속 15m 강풍 불어도 "탄핵 무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규모 주말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으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8000명이 모였다. 동화면세점부터 대한문 구간의 왕복 10차로가 양방향 전면 통제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은 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사기 탄핵 철회하라", "국회를 즉각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아침 최저기온을 0도~6.4도로 예보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순간풍속 초속 15m의 강풍이 불었지만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방한 용품을 끼고 시위에 참석해 탄핵 무효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텀블러에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거나 털모자와 목도리 등 방한 용품을 착용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Stop the Steal', '국민저항권 발동'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우리 대통령님 불쌍해서 어쩌냐"며 가슴을 쳤다. 또 "나라가 종북 좌파에 지배당했다", "대한민국이 망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집회에 나선 연사들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이정린 전 국방부 차관은 "헌법재판관 8명은 제2의 이완용 역적"이라며 "이들을 영원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를 맡은 유튜버 손상대는 "내가 권투를 잘 했으면 헌법재판관들 턱에 주먹을 날렸을 텐데 그러지 못한다"며 "대신 날려줄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한다"며 홍수환 전 권투선수를 연사로 소개했다.
정치권을 향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는 "부정 선거가 있는데 조기 대선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며 "부정선거 규명 없이는 윤 대통령의 명예회복도 차기 대선도 말짱 도무룩"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버 손상대는 "조기 대선을 언급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모두 사퇴하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집회 현장을 찾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싸웠지만 결국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며 "저를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탄핵 찬성은 '축제'...서울 곳곳서 환영 집회
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퇴진비상행동) 측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경복궁 앞 동십자각에서부터 적선로터리까지 집회와 행진을 진행한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3일을 '주권자 시민 승리의 날'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 파면을 환영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 파면을 주장해온 시민단체 촛불행동도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7번 출구 앞부터 숭례문 앞 대로에서 탄핵 환영 집회를 연다.
서울 경찰은 가용 경찰력의 50%를 투입할 수 있는 '을호비상' 상태를 유지하고 집회 관리에 나섰다. 대국본과 퇴진비상행동의 집회가 만나는 광화문 교차로 일대에는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세워 양측 시위대가 마주하지 않도록 철저히 분리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