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 분리된 대전시와 충남도 두 광역지자체의 통합이 약 40년 만에 재추진되면서 지역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전·충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나 행정통합 추진을 주문하며 대전·충남 통합을 ‘광역 통합 1호’로 거론한 뒤 논의가 급물살을 탔지만, 최근 법안에 대한 지역 반대와 국회 통과 보류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역에서는 통합 광역특별시가 자립하려면 한시적 인센티브가 아니라 조세권 이양과 자치권 강화 같은 항구적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과학수도’와 국내 최대 전력 거점의 통합
대전과 충남이 통합되면 현재 도 단위 최대 지자체인 경남(약 330만 명)과 경북(약 260만 명)을 넘어 인구 약 357만 명 규모의 초광역 지방정부가 탄생한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197조 원으로 전국 3위, 수출액은 970억 달러로 전국 2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물리적 규모뿐 아니라 수도권·부산권에 버금가는 독자적 충청권 경제벨트, 이른바 ‘메가리전(mega-region)’ 구축도 기대된다. 행정·재정의 체급이 커지면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과 국가 전략사업 유치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양 시도는 대전의 과학기술 역량과 충남의 산업 기반이 결합해 낼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수도’ 대전의 대덕연구개발특구와 KAIST 등 대학 인프라에 충남의 풍부한 전력과 자원이 더해지면 ‘경제과학수도’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남은 전력 자급률이 약 207%에 이르는 국내 최대 발전 거점으로, 대전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 인공지능(AI) 산업 인프라 구축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수자원 측면에서도 이득이 크다. 대전과 충남이 수자원을 통합 관리할 경우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수도 요금은 대전이 1톤당 579원, 충남이 1009원으로 격차가 크다. 공동 정수와 공급망 확대로 충남 지역 물값 인하 여지가 있다는 게 두 지방자치단체의 설명이다.
국비 지원과 세제 혜택도 뒤따른다. 충남도는 연간 수조 원의 국세를 납부하면서도 국가산단으로 지정받지 못해 기반 시설 국비 지원을 받지 못했던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재정비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대전·천안·홍성·내포·서산을 잇는 광역 교통망 구축과 농어촌 등 교통 소외 지역 교통망 확충도 통합 효과로 꼽힌다.
광역생활권 형성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양 시도는 대전광역도시권, 천안·아산권, 내포신도시권 등 3개 권역을 중심으로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인구 소멸 위기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민주당)법안을 철회하고, 분권 취지에 맞는 새로운 법안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5일 김 지사는 국회 내에 여야 동수의 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며 “통합추진을 위한 범정부 차원에서의 기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통합의 내실을 강조한다. 이재현 배재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는 “덩치만 키운 통합시가 주민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통합특별시 내부의 지역 간 이익 공유 시스템과 소외 지역을 위한 특화 발전 전략을 법안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홍성=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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