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 시내 한복판에서 수녀를 상대로 한 무차별 폭행 사건이 발생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단순 범죄를 넘어 종교 갈등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예루살렘 시온산 인근에서 한 남성이 길을 걷던 프랑스 수녀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달 28일 오후에 발생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수녀의 뒤로 몰래 접근해 갑자기 밀쳐 넘어뜨리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현장을 떠나는 듯하다가 다시 돌아와 바닥에 쓰러진 수녀를 향해 발길질을 하는 등 폭력을 이어갔다.
이를 목격한 행인이 제지에 나섰지만, 가해자는 이 행인과도 짧은 몸싸움을 벌인 뒤 현장을 벗어났다.
이스라엘 경찰은 사건 당일 영상 속 용의자로 지목된 36세 남성을 추적 끝에 검거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에게 인종·종교적 동기에 따른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현지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히브리대학교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와 그 상징물을 향해 고조되는 적대적이고 우려스러운 양상의 일부”라며 “예루살렘의 기본 가치인 종교적 다원주의와 개방적인 대화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엑스(X)를 통해 “수치스러운 행위로, 이스라엘의 건국 이념인 존중과 공존, 종교의 자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하며 피해 수녀와 예루살렘 라틴 교구에 연대의 뜻을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일부 극단주의 유대교 신자들에 의한 기독교 성직자 대상 폭력과 차별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종교자유데이터센터(RFDC)에 따르면 지난해 기독교 성직자를 향한 침 뱉기 행위는 181건, 물리적 폭력은 60건이 접수됐다. 올해 역시 3월까지 예루살렘 구시가지 일대에서 30건이 넘는 유사 사례가 보고된 상태다.
교회와 기독교 공동묘지 훼손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관련 사건은 50건 이상 접수됐으며, 지난 3월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기독교 마을인 타이베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민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방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병사가 망치로 예수상을 훼손하는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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