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익사건에 ‘해산·공익’ 번호 부여…전산관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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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공익사건에 ‘해산·공익’ 번호 부여…전산관리 추진

입력 : 2026.06.21 16:09

전국 공익대표 사건 현황 통합 관리 추진
접수 경로·처리 결과 세분화해 통계화
전담 인력·전문교육 확대로 업무 전문성 강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검찰이 오는 10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비형사 영역의 공익 기능을 정비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공익대표 사건을 별도 전산시스템으로 관리하고, 법인 해산명령 청구 사건과 그 밖의 민사·가사·상사 사건에 각각 ‘해산’과 ‘공익’으로 구분되는 진행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2027년 하반기 개설을 목표로 공익대표 업무처리시스템 구축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공익대표 업무는 검사가 수사나 공소유지와 별도로 민사·가사·상사 등 비형사 영역에서 법원에 각종 청구를 하는 업무다. 범죄자를 처벌하는 절차와는 별개로, 피해자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범죄에 이용될 수 있는 법률관계를 정리하도록 법원에 개입을 요청하는 기능이다.

예컨대 경계선 지적장애를 가진 사기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금전 피해에 노출된 경우 검찰은 피의자를 기소하는 것과 별도로 법원에 한정후견 개시를 청구할 수 있다. 한정후견은 인지 능력이 부족한 성인의 재산 관리 등을 도울 사람을 선임하는 제도다. 법원이 정한 일정 금액 이상의 거래에는 후견인 동의가 필요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 밖에 학대 피해 아동의 친권상실, 소재 불명자의 재산관리인 선임, 범죄에 쓰인 유령법인 해산 청구 등도 공익대표 업무에 포함된다.

대검은 이처럼 형사 절차와 별도로 진행되는 공익대표 사건을 기존 형사사건 전산시스템과 분리된 독립 시스템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 공익대표 사건에는 형사사건 번호와 다른 별도 진행번호가 자동 부여된다. 수행 건수가 가장 많은 법인 해산명령 청구 사건은 ‘○○지검 2026해산1호’처럼 ‘해산’ 번호로, 그 밖의 민사·가사·상사 사건은 ‘○○지검 2026공익1호’처럼 ‘공익’ 번호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공익대표 사건은 전국 단위로 처리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일선 검찰청이 업무를 수행할 때마다 사건관리부를 대검에 보내면 대검이 이를 취합해 전국 현황을 수기로 관리해 왔다. 검사가 청구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뒤 사후에 처리 사실을 보고하는 방식에 가까워 접수 건수, 배당 현황, 처리 결과를 일관되게 집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새 시스템에는 청구일, 청구 검사, 사건 대상자, 관할 법원, 법원 사건번호 등 청구 단계의 정보가 입력된다. 법원 결정 이후에는 결정일과 결정 내용, 사후 경과도 관리된다. 기준 일자별 통계 추출 기능을 넣어 처리 건수, 처리 기간, 법원 인용률 등을 파악하고, 이를 업무 개선과 향후 추진 계획 수립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사건 접수 경로도 세분화된다. 현재 각 검찰청은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기관, 복지기관 등과 협력망을 구축해 법률 지원이 필요한 사건을 접수하고 있다. 형사사건 수사나 공판 과정에서 검찰이 공익대표 조치가 필요한 사안을 직접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이 같은 접수 경로를 별도로 구분해 관리하지 않고 있지만, 새 시스템에는 형사사건에서 직접 발굴한 사건, 외부기관 요청 사건,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의뢰 사건 등 접수 유형을 입력 항목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전담 인력도 확대한다. 대검 예규에 따라 현재 전국 60개 지검·지청에는 공익대표 전담 검사와 수사관이 지정돼 있다. 그러나 공익대표 업무만 맡는 전담 수사관이 배치된 곳은 부산·광주·의정부 등 3개 청뿐이고, 나머지 청은 다른 업무와 함께 맡는 겸임 구조다. 대검은 행정안전부에 지검당 전담 수사관 1명 증원을 요청하는 정기직제요구서를 제출했으며, 증원이 확정되면 전국 검찰청에 전담 인력을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대검은 전산시스템 구축에 앞서 공익대표 업무를 전문 분야로 정착시키기 위한 내부 정비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전담검사 전문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공익대표 업무 처리지침을 제정한 데 이어, 공익대표 특별성과 포상을 처음 시행했다. 검사·수사관 전문분야에 공익대표 분야를 새로 넣고 전문검사·수사관 커뮤니티도 개설했다. 공인전문검사 인증 분야에도 공익대표가 포함되면서 관련 업무에 특화한 전문검사와 전문수사관 선발도 이뤄질 전망이다.

대검은 올해 7월 국가아동권리보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문검사 커뮤니티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이어 2026년 하반기 업무매뉴얼 배포, 2027년 상반기 수사관 대상 실무교육, 2027년 하반기 전산시스템 구축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공익대표 사건 관리가 체계화되면 취약계층 보호와 유령법인 등 범죄 인프라 제거 업무도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검의 한 간부는 “공익대표 업무는 범죄 대응과 별개로 사회적 약자 보호와 공익 실현을 위해 검사가 수행해야 하는 법률상 기능”이라며 “그동안 검사가 청구서를 작성해 법원에 내고 사후 보고하는 방식에 가까웠던 업무에 사건번호를 부여해 전산 관리하면 업무를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일선 검사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격려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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