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남성 A씨는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서울 영등포구 당산제2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용지 중복 수령을 시도한 뒤 자진 신고했다.
A씨는 선관위의 허술한 관리 체계로 투표용지를 두 번 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중복 수령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본인 확인과 선거인 명부 대조를 마친 유권자들이 별도 대기줄을 통해 투표용지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점을 보고, 중복 수령이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직접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상의를 갈아입은 뒤 본인 확인 줄을 거치지 않고 투표용지 수령 대기줄로 곧장 향했고, 두 번째 투표용지 교부가 임박하자 현장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표소는 선거인이 투표소 입구에서 본인 확인과 선거인 명부 대조를 한 뒤 별도 줄에 서도록 해 투표용지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투표용지 수령 대기줄은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은 사람도 줄을 설 수 있는 구조였다.
이 남성은 “방금 투표를 마쳤는데도 투표용지 수령 줄에 서니 또 용지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런 식이면 누가 두 번 받아도 현장에서 걸러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현장의 다른 시민들도 문제를 제기했다. B씨는 “투표용지를 받을 때 내가 두 번째 받는 사람인지, 세 번째 받는 사람인지 물었더니 모른다는 답을 들었다”며 “명부 대조가 끝난 자리에서 곧바로 투표용지를 줘야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현장 관리를 맡은 관계자들은 “본인 확인과 명부 대조를 한 자리에서 곧바로 투표용지를 주는 것이 맞다”면서도 “투표용지 세 장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별도 대기줄을 뒀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다른 유권자들도 잇따라 항의하면서 한때 고성이 오갔다. 선거관리원들이 경찰을 부르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투표용지 교부 과정의 관리 허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성명을 사칭하거나 신분증명서를 위·변조하는 등 기타 방법으로 투표하려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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