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퇴직 러시’ 금감원 부서 절반이 정원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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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업무 늘고 처우 낮아” 이탈
시간외 수당 예산 바닥, 노조 거리로

태영건설 워크아웃, 티메프 미정산 사태 등 금융감독 업무는 늘었지만 금융감독원 부서의 절반 가까이는 정원 미달인 상태로 조사됐다. 인력 부족으로 시간 외 근무가 늘었지만 시간외 수당을 위한 예산마저 바닥을 드러내자 노동조합이 거리로 나섰다. 한국은행, 산업은행 등 ‘신의 직장’이라 불렸던 여타 금융 공공기관들도 처우나 본사 이전 등의 문제로 직원 이탈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부서(82개)의 45%(37개)에서 정원보다 현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부족으로 업무가 과중해지면서 직원 이탈은 계속되는 추세다.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취업 제한심사를 받아 통과한 이는 총 207명,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전후인 2022년부터는 116명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취업 제한심사에서 자유로운 변호사 출신 직원의 이탈도 이어져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총 66명이 금감원을 떠났다.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는 피감기관인 은행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수준, 최근 급증한 업무량 등이 꼽힌다. 업무는 늘어나는데 직원들의 이탈까지 겹치니 야근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시간 외 근무수당 등을 위한 예산이 거의 소진되자 노조는 ‘피켓 시위’에 나섰다.

금감원의 시간 외 근무수당 지급 규모는 2021년 83억 원에서 2022년 95억8000만 원, 2023년 128억9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2024년은 8월 기준 84억3000만 원이다. 시간외 근무 시간은 2024년 8월 현재 21만9787시간으로 2020년(19만5559시간) 수준을 이미 초과했다.

금감원은 신규 채용에 더해 경력 직원을 추가 채용하며 대응하고 있다. 2023년부터 신입을 100명 넘게 뽑고 있고 경력 채용을 2023년 71명, 2024년 6월 35명 등으로 크게 늘렸다.

하지만 이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금감원 간부들은 “‘공적 업무에 대한 중요성’ 등 사명감을 강조하며 이탈을 막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다른 금융 공공기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은 퇴직자 수는 2020년 132명, 2021년 136명에서 2022년 160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비교적 젊은 4∼5급(과장∼조사역) 직원의 이탈이 2020년 62명, 2021년 71명에서 2022년 80명으로 느는 추세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 이전이 예정된 산업은행의 퇴직자는 2020년 37명, 2021년 46명, 2022년 97명, 2023년 87명 등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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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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