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흥국생명과 약관대출 취급을 시작으로 보험 제휴사 커버리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약관대출은 보험 계약을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을 말한다. 카드론과 함께 대표적인 서민 '급전 창구'로 여겨진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전일부터 카카오뱅크에 입점해 약관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에 입점한 보험사는 한화·교보생명에 이어 세 번째로, 신용대출이 아닌 약관대출 취급은 흥국생명이 처음이다.
흥국생명 보험에 가입돼 있는 소비자는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을 비교할 때 동의 절차를 거쳐, 자동으로 흥국생명 약관대출을 소개받게 된다. 해지환급금이라는 담보가 있기 때문에 각종 증빙 서류가 필요한 신용대출보다 간편하게 차입이 가능하다.
금융감독원도 경제적 상황이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중 하나로 약관대출을 제안하고 있다. 보험을 해지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약관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도 늘어나는 추세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보험사 약관대출 잔액은 71조328억원을 기록해 2022년(68조4555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이번 제휴는 카카오뱅크와 흥국생명 모두에게 '윈윈'이 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토스와 뱅크샐러드 약관대출 입점에 이어, 올해 카카오뱅크와 손을 잡으면서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과 협업으로 디지털 채널에서 모객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흥국생명과 제휴로 약관대출까지 대출 상품군을 확대하게 됐다. 다양한 업권과 제휴를 통해 비이자수익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취급된 누적 대출금액은 작년 3분기 기준 2조2900억원으로 전년 동기(9030억원) 대비 150% 이상 대폭 확대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에게 보다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보험업권뿐 아니라 제휴사 커버리지와 대출비교 상품군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대출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