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지점서 겸직의무 위반
배우자 회사 대출에도 관여
기업은행 내부통제 구멍
IBK기업은행 영업점 팀장이 허가 없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필명으로 책을 내 수익을 올리면서, 배우자가 임원으로 있는 회사의 대출·카드한도 거래에까지 직접 관여한 사실이 내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해당 팀장이 거쳐간 지점의 전·현직 지점장 4명도 관리·감독 소홀로 무더기 문책을 받았다. 한 명의 겸직·이해충돌 위반 건이 여러 지점을 거치는 동안 어느 단계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책은행 일선 영업점의 내부통제 공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감사원 공공감사포탈에 따르면 기업은행 A팀장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수십 차례에 걸쳐 외부 플랫폼을 통해 달러화 수수료를 받고, 광고 게재로 광고수수료도 수취했다. 필명으로 출간한 도서의 인세로 수백만원대를 받는 등 지속적인 영리 목적의 외부활동도 확인됐다. 중소기업은행법 제28조와 정관, 취업규칙, 임직원행동강령은 은행장 허가 없는 영리사업 영위와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 팀장은 은행으로부터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A팀장은 은행 내부정보를 채널 운영에 활용하기도 했다. 감사 문서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긴급>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 용도외 유용 점검 실시’라는 내부 문서를 소개하고 체크리스트 일부를 게시해 문서의 시행 사실과 점검 취지를 외부에 공개했다. 은행 임직원과 고객을 위해 매일 제공되는 경제전망 자료를 참고·가공해 자신의 채널 콘텐츠로 활용하는 등 직무수행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내부문서와 정보를 개인 채널의 홍보와 신뢰도 제고에 쓴 사실도 지적됐다.
이해충돌 위반도 드러났다. A팀장은 본인이 저작권 사용료를 받은 이력이 있고 배우자가 급여를 수령하며 사내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는 거래업체 B사에 대해 사적이해관계자임에도 사전 신고나 직무 회피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 지점에 있던 B사의 관리점을 자신의 근무 영업점으로 옮겨받은 뒤 수천만원대 운전자금대출과 신용카드 한도 증액을 지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A팀장은 배우자가 대표이사인 법인의 신규 여신 요청 시 배우자임을 은폐하고 자신의 근무 영업점에서 대출이 취급되도록 해 부당한 금리감면이 적용되게 했다. 배우자가 소개한 차주의 가계대출과 운전자금대출을 취급하면서도 배우자와의 이해관계 여부를 신중히 확인하지 않고 용도외 유용 가능성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일부 자금이 사적이해관계자와 배우자 법인의 투자금, 배우자 급여 등으로 유용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문제는 이 같은 위반이 A팀장 한 사람이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니는 동안 반복됐는데도 일선 관리자 누구도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A팀장이 근무한 지점의 전·현직 지점장 4명은 ‘직원 지휘·감독 소홀’로 일제히 훈계 조치를 받았다. 이들에 대한 조치 문서를 보면 B사에 대한 신규 신용여신 지원, 신용카드 한도 부여, 한도 증액이 각각 다른 지점장의 재임 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팀장이 지점을 옮길 때마다 관리·감독 책임자는 바뀌었지만, 위반은 지점 경계를 넘어 이어진 셈이다.
특히 은행은 감사통신을 통해 각 영업점장에게 사적이해관계자와의 거래를 신고·회피하도록 교육하고 사전 허가 없는 겸직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라고 이미 주의를 준 상태였다. 그럼에도 일선 영업점에서는 이 같은 통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감사 문서는 지적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 사고 이후 직원 대상 겸업금지에 대해 내부 교육을 실시했다”며 “앞으로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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