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일본인이 출품, 추정가 2억∼4억
진나라가 고구려에 준 관인 추정
“中 개인에 들어가면 연구 어려워”
현지에서 경매 추정가는 15만3800∼28만2100달러(약 2억2400만∼4억1200만 원)이다. 과거 진(晉)나라가 고구려의 왕족이나 귀족에게 수여한 관인(官印)으로 추정된다. 익명의 일본 소장가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구체적인 출처 및 수집 경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물 개요를 작성한 돤카이(段凱) 중국미술학원 한자문화연구소 부연구원은 “음각된 필획이 균일하고 정돈돼 있으며, 선은 직선으로 시작하고 끝난다”며 “맑고 정교한 필치가 전형적인 서진(西晉) 시대 인장 양식을 보여준다”고 평했다.인장은 우리나라와 고대 중국 간의 외교 관계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다. 박대재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고대 중국은 주변 이민족에게 ‘국왕인’(군주), ‘귀의왕후인’(내부 지배층), ‘솔선읍군장인’(하위 수장) 등 3등급으로 분류된 관인을 주면서 외교 관계를 맺었다”며 “현존하는 고구려 인장 6점이 모두 구리로 만들어진 ‘솔선’계인 것과 달리, (진품이면) 순금으로 제작된 ‘귀의후’ 인장의 존재가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인장 중에도 중국이 수여한 금인은 아직 발견된 적이 없다.
이 금인이 북방 민족에게 밀려난 진나라가 317년 강남에서 새로 터를 잡았던 동진(東晉) 시기에 보낸 것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서에 동진과 고구려의 외교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수세에 몰린 동진이 고구려 등 주변국을 포섭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 관인을 분급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고구려 인장은 6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지만, 우리나라에서 관리되는 건 하나도 없다. 중국역사박물관 등 중국 기관이 3점을 소장하고 있고, 나머지 3점은 소장처가 불분명해 중국에서 개인이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교수는 “또다시 중국 소장가의 손에 들어가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아, 우리로선 연구 조사조차 이뤄지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우리 문화유산 당국도 해당 금인의 경매 출품 사실을 인지하고 진품 및 구입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전공 교수는 “중국에서 고구려 인장이 몇 차례 소개됐으나 가품인 경우가 적지 않아 추가 검증이 꼭 필요하다”며 “금으로 된 유물은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진위 파악이 쉽지 않아 면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동아일보 단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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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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