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압박·보유세 부담 … 경매 시장도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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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매물이 쌓이면서 이달 들어 경매시장에서도 매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크게 치솟던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4개월 만에 오름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회피 수단으로 경매가 악용될 가능성도 점검하기로 했다. 지인 간 대출을 갚지 않고 강제경매를 넣는 방식으로 낙찰자가 실거주 의무를 피하는 것을 통정매매로 볼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매 열기도 한풀 꺾여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올 2월까지 서울에서 강매경매 개시가 결정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은 4242건이다. 지난해 12월 1042건까지 늘어난 이후 올 2월에는 665건이 강제경매로 넘어왔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실제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는 982건으로 이 중 약 41.5%(408건)가 낙찰됐다. 경매 신청 후 진행까지 4~6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상반기 신청된 건이 순차적으로 개시된 것이다.

규제 틈새를 노린 수요가 몰리던 경매시장은 최근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지며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97건이었다. 이 중 44건이 주인을 찾으며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45.4%,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1.7%를 나타냈다. 지난 1월과 비교해 낙찰률은 1.1%포인트 상승했지만 낙찰가율은 6.1%포인트 하락했다. 매물 공급이 늘자 폭주하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102.3%로 100%를 넘긴 이후 올 1월 107.8%까지 치솟았다.

오는 5월 9일부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예고된 가운데 급매물과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면서 경매로 향하던 수요가 다시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2월 넷째주(19~27일) 97.2%로 하락 조정됐다. 보유세가 강화될 수 있어 매수심리 자체가 약해진 영향도 있다.

지난달 낙찰가율 상위 10개 단지 중 8곳이 비강남권 단지였다. 낙찰가율 1위는 성동구 응봉동 금호현대 전용면적 60㎡(8층)로 감정가 9억3000만원의 165.2%인 15억3619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는 44명이었다.

◇경매 통한 갭투자 있었나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발생한 아파트 경매 거래 가운데 ‘이상 거래’를 선별할지 검토 중이다. 금융권 대출 없이 개인 간 소액 대출 등을 이유로 강제경매로 넘어간 물건과 소유주·낙찰자가 특수 관계인 경우 일부 통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경매를 통해 아파트가 손바뀜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실거주해야 할 의무가 없다. ‘갭투자의 우회 통로’로 경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매시장에서 토지거래허가 우회 목적의 거래가 이뤄졌다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입찰하는 ‘업계약’과 ‘이면계약’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간 입을 맞춰 경매를 성사하려면 매수자가 높은 가격을 불러 낙찰받고 매도자가 차액을 현금 등으로 되돌려주는 방식 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매도·매수자 간 상당한 신뢰가 있어야 하고 제삼자가 낙찰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매 거래가 별도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이상 징후를 잡아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았다면 개인 간 통정 거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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