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전방 일반전초(GOP) 병력을 2만2000명에서 6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빈자리는 인공지능(AI) 경계 시스템으로 메운다는 얘기다.
출산율이 워낙 낮고 AI와 로봇이 군대에서 점점 널리 쓰이니, 본질적으로 합리적인 대응이다. 그러나 전방의 군인들은 경계만 하는 것이 아니고 쳐들어온 적군과 싸워야 한다. 그렇게 전투까지 할 만한 로봇 병사를 국방부의 시한으로 알려진 2040년까지 갖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점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지금 새로운 무기와 전술은 러시아의 침입을 힘겹게 막아내는 우크라이나에서 빠르게 진화해왔다. 특히 중요해진 무기는 드론이다. 값싸면서도 성능이 뛰어나서, 러시아 병사들을 압도한다. 요즈음엔 전자 방해(jamming)를 받지 않는 드론까지 나왔다. 그런 드론은 시각-관성 노정측정(visual-inertial odometry)을 이용하는데, 이것은 GPS도 위성통신도 없는 화성에서 무게가 1.8㎏인 헬리콥터 ‘인제뉴이티(Ingenuity)’가 2021년부터 썼던 기술이다.
작은 드론들이 모여서 작전하게 되자, 전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무리를 이루게 되면, 개체들 사이의 역할 조정이 나온다. 이런 군집화(swarming)의 익숙한 예는 철새들이 V자 편대를 이뤄 공기 저항을 줄이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들은 팀을 이뤄 움직인다.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 사령관은 “가장 좋은 드론은 생태계(ecosystem)”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기 부대의 생태계가 15개의 기능을 아우른다고 밝혔다.
이런 개념을 확장해서, 우크라이나 군은 지상 로봇과 무인지상차(Unmanned Ground Vehicle: UGV)를 효과적으로 쓴다. 특히 지상 로봇이 앞으로 나아가서 드론을 날린다. 우크라이나 군은 가까운 미래에 보병의 30%를 로봇으로 대체하리라고 예측한다. 이미 2026년 1분기에 2만1000개 임무에서 지상 로봇이 보병을 대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 보병 없이 지상 로봇과 드론만으로 이뤄진 부대가 적군 진지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지상 로봇과 UGV는 위험한 작전에서 특히 성공적이다. 지난 7일 하루 동안 우크라이나 군 제1독립의무대대는 여섯 차례나 부상병을 UGV로 후송했고, 300㎞나 이송된 이들 부상병은 모두 목숨을 건졌다.
이런 추세는 전선의 양상이 빠르게 달라지리라는 것을 가리킨다. 두 군대가 부딪치는 최전방에선 드론이나 지상 로봇 같은 로봇 군대가 싸우고 그들을 조종하는 인간 병사가 서로 부딪치는 경우는 점점 드물어질 것이다. 이것은 활과 총의 사용으로 시작된 기계화의 논리적 귀결이다. 이미 반세기 전 과학소설 작가들은 로봇이 전쟁을 전담하는 상황을 예측했다.
이제 국군 앞에 놓인 과제는 뚜렷해졌다. 먼저 전자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도 값이 싼 드론을 많이 생산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다음엔, 요격 드론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요격 드론은 러시아 드론을 90%가량 요격한다. 우크라이나가 갑자기 군사 강국으로 떠오르고 여러 나라의 초청을 받는 상황 아래엔, 바로 독보적 요격 드론 기술이 있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기술은 드론, 요격 드론, 지상 로봇 및 UGV를 통합해서 생태계를 이루는 AI 기술이다.
이런 기술은 싸움터에서 다듬어지므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군대가 유리하다. 그 전쟁에 북한이 가담한 것은 걱정스럽다. 다행히, 우리는 AI 기술이 뛰어나므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비교적 빨리 갖출 수 있다. 이처럼 로봇 무기가 생태계를 이뤄야,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방위산업 기업이 수출할 수 있다. 일본 기업 테라 드론(Terra Drone)이 우크라이나 기업과 협력해 요격 드론을 생산한다는 소식이 관심을 끌었다.
이번 국방장관의 발표는 갑작스러웠다. 병력을 대신할 AI 시스템의 구체적 모습이나 확보 계획 없이, 병력 감축 규모만 먼저 발표했으니, 시민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장기적 보완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실제로 필요할 뿐 아니라 시민 불안을 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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