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 이후부터 변경 목소리
도지사 “5·16 용어 좋아하지 않아”
도민과 주소 사용자 대상으로 조사

3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5·16로에 대한 도민 및 주소 사용자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5·16로는 원래 제주시 관덕정에서 현 서귀포시청까지 이어지는 총 43㎞ 구간을 말한다. 1932년 일본이 전쟁 수행과 물자 수탈을 위해 한라산 동쪽 7부 능선(750m)을 넘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임도를 개설한 것이 시초였다. 그러나 해방 이후 제주 4·3 사건으로 한라산 입산이 금지되면서 한동안 방치된 도로였다.
이후 5·16 군사정변 직후인 1962년 박정희 정권이 건설장비와 국토건설단 인력을 대거 투입해 제주도 횡단 포장도로 공사를 시작했고, 1969년 도로 폭 15m, 왕복 2차선 규모로 완성했다. 도로 개설로 제주시~서귀포시 이동시간이 5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단축돼 제주의 1차 산업은 물론 관광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건설 과정에서 불량배·노숙인·병역기피자 등이 강제로 투입돼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아픈 역사도 있다.5·16로 명칭 변경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영삼 정부 출범 후 5·16이 쿠데타로 규정되면서 1990년대부터 제주도의회 일부 의원, 학계, 언론, 시민사회에서 도로명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6년 말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 당시에는 ‘박정희 폐단 청산 및 제주 5·16도로명 변경을 위한 국민행동’이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달 13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도 관련 논의가 다시 제기됐다. 김대진 도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동홍동)은 “서울은 5·16광장이 여의도공원으로 바뀌었는데, 제주는 56년 동안 5·16도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제주도민과 민주주의를 억압한 군사정권을 상기시키는 숫자가 여전히 도로명으로 남아 있는 현실은 익숙함을 가린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5·16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도민과 도로명 사용자들의 의견을 다시 물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로명을 변경하려면 5·16로를 주소로 사용하는 약 2000명(추정·법인 포함) 가운데 20% 이상이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도가 주소정보위원회를 열어 심의·의결하고, 60일 내 사용자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변경이 가능하다. 다만 서귀포시는 2018년 도로명 사용자 의견조사를 실시했으나 찬성 2명, 반대 18명으로 반대 의견이 훨씬 많았다.제주도 관계자는 “행정이 주도해 도로명 변경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도민과 주소 사용자 대상 여론조사를 계획 중이며, 의견이 모이면 이후 변경 여부에 대한 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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