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등과 동거’ 답변 2.5% 그쳐
혼자 살며 전문 돌봄서비스 원해
몸이 아파 돌봄이 필요할 경우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지내겠다고 생각하는 고령자는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길 희망하는 고령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노인의 생활환경과 노후생활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를 대상으로 희망 거주 형태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87.2%가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거주 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옮기고 싶다”는 답변은 8.1%였고, “식사 및 생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4.7%였다. 이는 1만78명이 답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인데, 고령자일수록 급격한 환경 변화를 원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자들은 건강이 악화돼 독립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자녀나 가족에게 기대지 않고 머물던 곳에서 계속 지내고 싶어 했다. 건강 악화 시 희망 거주 형태를 묻는 질문에 48.9%는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답했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겠다”가 27.7%,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주하고 싶다”가 16.5%로 뒤를 이었다. “자녀나 형제자매 집 근처에서 따로 살 것”이란 답변은 4.3%, “자녀나 형제자매와 동거하겠다”는 2.5%에 불과했다. 가족에게 신세를 지는 것보다 살던 집에 머물면서 재가 돌봄 서비스를 받거나, 전문 요양시설의 돌봄을 받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고령자가 많지만 거주 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화장실 안전 손잡이, 낮은 계단 단차, 낙상 방지 바닥재 등을 갖췄는지 물어본 결과 62.1%는 “갖춰져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답변은 28.5%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대중교통 이용 불편, 교통수단 부족 등으로 외출 시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주보혜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한국도 내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노인의 욕구와 필요가 적절히 반영된 주거 환경과 지역사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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