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중
퍽은 복잡하다. 게다가 빨라서 눈으로 따라갈 수 없다. 그러다 갑자기 골이 터진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가 한꺼번에 풀린다. 셰익스피어가 말로 쓴 ‘한여름 밤의 꿈’에서 장난을 일삼다 극 전체의 흐름을 뒤흔드는 요정 ‘퍽’이 잘하는 ‘노는 일(sport)’이 바로 이거다. 꿈과 현실을 섞었다 풀었다 가지고 놀면서 복잡계를 기계적으로 보수하는 것. 셋으로 꼬인 관계에 하나를 더해 계산하기 아주 쉬운 매트릭스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은 퍽만 가지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천재인 까닭은 말로 노는 일만 잘하는 데 있지 않다. 노는 일을 잘하는 퍽에게 복잡한 땅을 나눠 주고 인류가 재미있게 놀이터를 날로 만들게 하는 데 있다.
복잡한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은 어려운 하나를 없애 버리는 일이 아니라, 전혀 다른 하나를 슬쩍 더하고 쉽게 노는 일이라는 것. 셰익스피어가 일찍이 알고 있었던 일의 원리다.
홍성훈 작가·‘날로 노는 홍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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