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숏폼으로 재편되는 OTT
콘텐츠 하이라이트-예고편 위주로
美-英 등 서비스… 韓도 적용 예정
네이버웹툰, ‘비디오 에피소드’ 도입
장편 시리즈물이 주 콘텐츠인 넷플릭스는 올해 세로형 숏폼을 도입했다. 넷플릭스는 4월 세로형 영상 피드 ‘클립’을 공개하며 “시청할 콘텐츠를 쉽게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맞춤형 하이라이트”라고 설명했다. 메인 화면에 위치한 ‘클립’ 탭에 접속하면, 콘텐츠 하이라이트나 예고편을 숏폼 형태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먼저 오픈됐으며,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점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또한 올 3월 숏폼 서비스인 ‘버츠(Verts)’ 기능을 도입했다. 디즈니 영화와 시리즈의 주요 장면을 세로형 영상 피드 형태로 간편하게 넘겨 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는 미국 내 디즈니플러스 구독자를 대상으로 우선 제공되고 있지만 디즈니플러스가 숏폼에 의지를 보인 만큼 점차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디즈니는 “초기 실험에서 버츠가 사용자의 추가 참여를 유도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OTT가 아닌 플랫폼도 이러한 시도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숏폼 영상과 웹툰을 접목시킨 네이버웹툰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플랫폼 ‘웹툰’ 영어 서비스에 작품의 각 회차를 짧은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비디오 에피소드를 도입했다. 세로 스크롤 형식의 웹툰에 역동적인 이미지 움직임, 배경음악과 성우 연기를 더해 영상 콘텐츠로 변환시켰다. 회차당 분량은 평균 5분 내외다.이런 변화는 기존의 장편 중심 시청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 때문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에릭 슈라이어 글로벌TV전략부문 사장은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프리뷰’ 행사에서 “시청자들이 휴대전화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에 집중력이 짧아졌다”며 글로벌 트렌드로 ‘숏폼’을 꼽은 바 있다. ‘더 짧게’ ‘더 편하게’ ‘더 자주’ 콘텐츠를 노출시켜 본편으로 시청자를 유입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내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숏폼은 단순한 티징(Teasing) 콘텐츠를 넘어 사용자를 강력하게 ‘록인(lock-in)’시킬 전략으로 활용되는 모양새다. 이달 초 넷플릭스는 보그와 롤링스톤, 빌보드, 할리우드 리포터 등의 매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예나 여행 등과 관련된 해당 업체들의 숏폼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유통하기로 했다. 시청자가 유튜브 등으로 이탈하지 않고 넷플릭스 내에서 관심 있는 콘텐츠를 더 소비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들 숏폼은 다음 달 3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 메인 화면에 전면 배치될 예정이다.
국내 대표 OTT인 티빙은 일찍이 숏폼 콘텐츠를 도입했다. 2024년 숏폼 서비스 ‘숏츠’를 도입한 티빙은 티징 콘텐츠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숏드라마 등을 선보여 왔다. 나아가 지난달부터는 이용자의 조회 수와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숏폼 예능 ‘코미디 숏리그’로 장르를 넓히고 있다. 한 OTT 관계자는 “이제 숏폼은 콘텐츠 소비의 시작점이 됐다”며 “다양한 숏폼 콘텐츠를 선보이며 새로운 콘텐츠 소비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게 OTT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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