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유명하게 만들어 줄게”…무명작가 지갑 털어가는 사기꾼 정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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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유명하게 만들어 줄게”…무명작가 지갑 털어가는 사기꾼 정체가

업데이트 : 2026.02.26 10:56 닫기

AI 이용한 작가대상 출판사기 급증
가찌 웹사이트 만들고 출판계 사칭해
과한 칭찬으로 환심산뒤 수수료 빼가

AI로 무장한 사기꾼들이 작가들을 낚아 사기를 치고 있다. [구글 Gemini]

AI로 무장한 사기꾼들이 작가들을 낚아 사기를 치고 있다. [구글 Gemini]

“당신의 책은 정말 좋았습니다. 절판된 그 책을 더 많은 독자에게 소개하는 데 ‘무료’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어느날 무명 작가에게 이런 메일이 날아온다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작가들에게 홍보를 해주겠다고 접근해 돈을 뜯어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기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AI를 이용해 가짜 웹사이트와 아첨으로 가득한 이메일을 보내고, 유명한 출판계 인사나 유명 작가를 사칭하며, 신인 작가와 유명 작가 모두를 속여 수수료를 갈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이 사칭하는 ‘거물’에는 소설가 조지 손더스, 콜슨 화이트헤드 같은 퓰리처상 작가를 비롯해 작가 협회와 미국 유수의 에이전트와 출판사, 전미도서상을 주관하는 국립도서재단이 포함된다. 하지만 국립도서재단을 사칭한 웹사이트는 맞춤법 오류 등 여러 실수로 가득했다.

지난달 한 작가가 국립도서재단에 신고한 사례에서 사기 수법이 드러난다. 그녀는 ‘nationalbookfoundation.com’이라는 웹사이트와 연관된 조너선 스미스에게 마케팅 및 교정 서비스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지불했다고. 그러나 해당 사이트는 사기 사이트다. 실제 재단(nationalbook.org)은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조너선 스미스라는 직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재단의 루스 디키 사무총장은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이 사기에 속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존경하는 조너선”이라는 인사말로 시작하는 중단 요청 서한을 보냈다.

이런 사기꾼들은 인공지능으로 다듬어진 첫 편지에서 온라인 서평과 리뷰에서 발췌한 세부 사항을 곁들인 과장된 칭찬으로 표적을 유인한다. 친절한 제안을 믿고 속아 넘어간 순간, 그들은 수수료를 꺼낸다.

하지만 돈을 내고도 감감 무소식인 서비스를 문의하면, 새로 사귄 절친 조엘, 루카스, 엘시, 데이브, 사라, 린다는 ‘고스팅(연락 두절)’의 진수를 보여준다.

출판계는 수세기 동안 수많은 사기극을 겪어왔다. 조작된 회고록, 가짜 공모전, ‘발견된’ 희귀 원고와 훔쳐간 원고까지. 도서 박람회 사기에 걸리면,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무역 박람회에서 작품을 홍보해 주겠다며 엄청난 수수료를 내게 된다. 결국 당신의 책 한 권이 다른 수십 권의 책들과 함께 테이블 위에 놓여질 뿐이다.

하지만 감시 단체 라이터 비웨어(Writer Beware)를 설립한 작가 빅토리아 스트라우스에 따르면, 이 끊임없는 AI 생성 사칭 물결은 훨씬 더 광범위한 수준의 사기 행각을 보여준다. 한 사기 수법은 자비 출판 작가들을 대상으로 책을 재출간해 주겠다고 제안한 뒤, 허위 ‘재라이선싱’ 수수료와 ‘도서 반품 보험’으로 작가의 지갑을 털어간다.

또 다른 소위 ‘돼지 도살’ 사기는 파키스탄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기꾼들이 온라인에서 자비 출판 서비스 제공자로 위장해 초보 작가들을 노린다. 가장 최근의 문학 사기 수법은 문학 마케터, 긍정적 서평을 작성해준다며 사설 독서 커뮤니티, 온라인 북클럽 등에 글을 올리는 명목으로 돈을 받는다.

스트라우스는 심지어 ‘시녀 이야기’의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를 비롯한 여러 유명 작가로부터 사기성 친근한 편지를 받기도 했다. 애트우드는 “아, 정말 끔찍하고 비열한 짓”이라며 “성공에 대한 갈망이나 글쓰기 실력 향상에 대한 희망을 악용하는 행위”라고 NYT에 직접 밝혔다.

사기꾼들은 AI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잘 쓰인 이메일을 생성한다. 런던의 하퍼콜린스 편집자부터 맨해튼의 독서 모임 주최자에 이르기까지 실제 인물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라우스는 “사기꾼들은 작가를 달래고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많은 말을 쏟아붓는다”며 “깊이 빠져들수록 거절하기 어려워진다는 게 그들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피해자의 취약성이다. 외로운 마음은 사랑과 교제를 갈망하고, 작가는 판매량과 인정을 갈망한다. 스트라우스는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약점을 악용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출판사, 문학 에이전시, 작가 협회가 경계하라는 경고를 발령했다. 세계적인 출판사 사이먼앤슈스터의 수석 부사장인 위브케 그루트옌은 출판사가 사기 신고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전용 사기 신고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기꾼들은 집요하게 폭격하듯 막대한 양의 이메일을 보낸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기들이 계속 성공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에 할리우드가 관심을 가질 거라는 꿈을 꾸는 불안한 작가들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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