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집행 방해한 혐의 강제수사
“혼자 조사 불응… 안 끌려다닐 것”
별도 조사실엔 “마련해야하나” 반문
고법, 김용현 보석불복 항고 기각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수사를 맡은 ‘내란 특검’이 2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대통령이 올해 3월 8일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108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고 대통령경호처에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지만 경찰의 3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출범 12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 ‘법불아귀’ 강조한 특검… “끌려다니지 않을 것”‘내란 특검’의 박지영 특검보는 24일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은 여러 피의자 중 1인에 불과하다. 다른 피의자들은 모두 조사받았고, (윤 전 대통령은) 조사에 응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며 오후 5시 50분경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올해 3월 8일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108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올 1월 3일 자신에 대한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1차 집행 당시 방해를 지시한 혐의(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와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정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를 받는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이달 5일, 12일, 19일 총 세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모두 불응했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3차례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신병 확보에 나선다.
내란 특검은 특히 특검 수사가 18일 개시된 이후인 19일에도 윤 전 대통령이 출석에 불응한 것을 두고 “앞으로도 출석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본인께서 명백하게 출석하지 않겠다고 해 (특검이) 별도 출석 요구는 하지 않았다”며 “경찰에서 (사건이) 인계됐고, 사건의 연속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특검은 수사 기한에 제한이 있고, 여러 사항에 대한 조사가 예상되는 바 (윤 전 대통령에게) 끌려다니지 않을 예정”이라며 “법불아귀(法不阿貴), 형사소송법에 따라 엄정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법불아귀란 중국 춘추시대 사상가 한비자의 경구로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 특검보는 “별도 조사실을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직 대통령이라고 특별히 마련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윤 전 대통령 측은 “일정 조율을 거쳐 조사에 응할 계획이었으나 단 한 차례도 출석 요구나 소환 통지를 하지 않고 기습적인 체포영장 청구를 한 상황”이라며 “체포영장 청구는 부당하다는 점과 특검의 요청에 따라 소환에 적극 응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 法, 김용현 항고·재판부 기피 신청 기각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홍동기)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보석에 불복해 낸 항고를 기각했다. 김 전 장관의 구속기한 만료가 26일로 다가오자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직권으로 보석을 허가했고, 김 전 장관 측은 항고한 바 있다. 24일 내란 특검은 김 전 장관의 추가 구속영장 심문기일을 25일 진행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에 증거 인멸 우려가 높다는 취지의 의견서도 제출했다. 해당 재판부는 이날 김 전 장관 측의 재판부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24일 “대검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공수처에 관련 사건의 이첩을 23일자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세청(1명)과 금융감독원(3명)에 자금 추적 전문 인력 파견도 요청했다. 한편 ‘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해 통일교의 로비 의혹 ‘윗선’으로 지목된 정모 씨는 최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이자 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천무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