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부산 개최…한국 첫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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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로 부산이 확정된 16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왼쪽부터)과 박상미 주유네스코 대표부 대사,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이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6/뉴스1

2026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로 부산이 확정된 16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왼쪽부터)과 박상미 주유네스코 대표부 대사,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이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6/뉴스1
“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며 국가 이미지도 크게 제고된 점이 (이번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최재헌 건국대 세계유산학과 교수)

부산이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도시로 최종 선정됐다. 한국의 세계유산위 개최는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지 38년 만에 처음이다.

세계유산위는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가진 회의에서 “내년 7월 예정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로 한국의 부산을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는 세계 문화유산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례 행사다. 1972년 체결된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196개 협약당사국이 선출한 21개 위원국의 대표단이 모인다. 세계유산 등재와 보존·보호 등 사항을 결정하는 자리로, 개최국은 위원회 안건을 조정하고 발언권을 부여하는 등 회의 전반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17번째 세계유산이 된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도 앞선 12일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 회의에서 최종 등재됐다. 아시아권에서는 태국 푸켓(1994년)과 일본 교토(1998년), 중국 쑤저우(2004년) 등에서 열린 적 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파리 현장에선 유력 후보인 부산과 경쟁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한국을 지지하는 국가들이 적지 않았으며,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우리나라를 의식해 도전 의사를 자발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유산청의 송인헌 세계유산정책과장은 “우리나라가 갖춘 국제회의 인프라와 도시 접근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사흘 전에 직접 한국 대표단을 찾아 부산 개최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세계유산위 개최지는 문화유산 계에서의 입지나 실질적인 개최 역량 등을 두루 따져 정해진다. 비정부기구(NGO), 학계 전문가 등 전 세계 문화유산 관계자 약 3000명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상당한 비용과 노하우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원래 올해 개최지도 불가리아였으나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파리 유네스코 본부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한 문화유산계 관계자는 “세계유산위를 한 번 여는 데 최소 100억 원 이상 든다고 한다”며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에 비해 위원국으로 늦게 선출된 데다, 그간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위 개최는 단순히 문화유산 분야를 넘어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도 상당하다. 김지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책팀장은 “이전 개최국 가운데 회의 진행 역량이나 물리적 여건이 미흡했던 전례들이 있어 개최 도시를 정할 때 국가 신뢰도를 매우 중요시한다”며 “한국이 유네스코에서 활발히 활동하면서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이번 선정에서도 환영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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