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기애가 ENA ‘살롱 드 홈즈’(연출 민진기 정현남 극본 김연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남기애는 15일 종영된 ‘살롱 드 홈즈’에서 광선슈퍼 CEO 이자 해결사 4인방의 맏언니 ‘전지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전지현은 사랑스러운 온기 그 자체인 인물. 주변의 이웃들의 사연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눈물짓고, 소녀 같은 천진한 미소로 극의 생기를 불어넣는다. 누구나 친해지고 싶을 정도로 친근한 동네 언니가 된 전지현을 남기애의 남다른 매력으로 완성했다.
● 다음은 남기애 일문일답
Q. 드라마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작년 7월에 촬영을 마치고 공개되기까지 오래 기다렸기에 반응에 대한 조바심이 더 컸었어요. 어찌 나올까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1회를 보고 나니 안심이 되더라고요. 전개도 빠르고 줌벤져스의 케미도 잘 살아있더라고요. 진짜 힘들었지만 으싸으쌰 재미나게 찍었는데 그게 화면에 잘 보이는구나 싶어서 보람 있었어요. 시청률도 잘 나오고 주변 지인들의 반응도 뜨거워서 10부로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대신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 설레기도 합니다.”
Q. ‘살롱 드 홈즈’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선택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웃음). 이전부터 워맨스 드라마를 하고 싶었거든요. 제 나이대에 주인공 군단의 기회가 왔다는 건 행운이죠. 믿음직한 감독님에 흥미로운 스토리까지 모든 게 완벽했습니다. 아파트에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를 평범한 주부들이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간다는 콘셉트가 제일 마음을 끌었습니다. 주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많이 이끌어 낼 수 있는 소재들이잖아요. 제가 코믹 드라마는 처음이라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그건 감독님을 믿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SNL 연출을 하셨기에 그 누구보다 웃음 코드의 감각이 뛰어나시잖아요. 함께 하는 이시영 배우와 정영주 배우도 한 번 같이 해보고 싶었던 ‘믿보배’였고 현장에서 보니 열정과 에너지가 남달랐어요. 다솜이도 너무 예의 바르고 사랑스러웠고요.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Q. 동네 슈퍼 주인이자 정보통인 ‘전지현’ 역을 맡아 활약했다. 캐릭터를 연기하고, 준비하면서 특별히 염두에 두었던 부분이 있다면
“미리나 경자(정영주 분)는 추리력과 여자 마동석이라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만 지현은 별다른 능력이 없기에 성격 분석을 꼼꼼히 했어요. 지현은 30대 초반에 아이를 떠나보낸 엄마로 그것에 대한 자책감으로 술에 의존하여 알코올중독 치료도 받았던 인물이에요. 겉보기에는 밝지만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과거지향적 인물이기에 30대 초반에 머물러있다고 분석했고 지현의 나이대에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과 의상을 젊은 느낌으로 설정했어요. 미리를 만나 줌벤져스를 결성하기 전까지 지현은 작은 슈퍼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주부였죠. 꿈이 있다면 미즈실버코리아에 한 번 나가보는 것인데 지현의 이런 마음이 제게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저도 37살,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주부에서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꿈으로 연극 무대에 늦깎이 데뷔를 했거든요. 누구나 마음속에 이루지 못한 꿈이 있잖아요. 그 마음을 특별히 공감하기에 지현의 역할을 더 잘 캐릭터화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함께 하는 다른 배우들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다 보니 맏언니로서의 따뜻함과 배려를 가진 러블리한 인물이 만들어졌어요. 거기에 남편과 티격태격하지만 자식을 떠나보낸 아픔을 공유하는 동지애를 지닌 부부가 되었고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액션 연기가 많지 않았는데 잘 보이던가요?(웃음) 일주일에 2회 PT도 받고 액션 스쿨에도 갔어요. 마음은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몸이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더라고요. 감독님과 동료들의 배려로 꼭 필요한 액션만 했어요. 그래서 좀 아쉬워요. 시즌 2에는 좀 더 단련하여 멋진 액션도 해보고 싶네요.”
Q. 해결사 4인방은 물론 남편 천용만(김종칠 분)과의 케미스트리가 화제였다. 함께 촬영했던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4인방의 케미는 드라마에서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나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시영, 영주, 저는 아이가 있는 엄마여서 일상에서 공유할 얘기들도 많았어요. 다솜이는 선배들을 너무 잘 따르는 사랑스러운 후배였고요. 바라볼 때마다 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시영이가 분량이 많아서 저희가 중간중간 대기시간이 꽤 있었는데 그때마다 같이 춘천의 닭갈비집을 섭렵했어요. 춘천에 예쁜 카페도 너무 많고 정말 살고 싶은 도시더라고요. 김종칠 선배님과 함께 해서 너무 영광이었어요. 매체를 처음 하시는 거라 불편한 부분들이 꽤 있으셨을 텐데도 늘 저를 배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선배님 감사합니다~”
Q. 민진기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감독님은 리더십과 추진력이 최고예요. 현장 진행도 빠르고 츤데레처럼 안 보는 듯하지만 다 파악하고 배려하세요. 믿고 따르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걸 증명하시는 분입니다. 감독님 정말 멋지십니다.”
Q. 극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혹은 명장면을 하나 꼽아본다면
“가게에 혼자 라면을 사러 오는 꼬마 손님을 집에 데려다주러 업고 갔다가 엄마에게 빵을 훔쳤다고 혼이 나는 아이를 둘러메고 뛰고, 막아서는 남편 덕에 정신을 차리고 탕후루에 와인 한 잔을 하자던 장면이요. 그 장면이 지현의 전사와 함께 그 인물을 이해하게 하는 장면이어서 가장 진하게 가슴에 남아요. 아이를 가슴에 묻고 고사리를 안 먹는 지현. 세상에서 겪는 가장 큰 슬픔이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거라 생각해요. 형벌 같은 슬픔일 거라 짐작해 보지만 그 짐작만으로도 숨이 막혀오더라고요. 극 중 지은의 엄마, 생사를 오가는 아들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알바를 뛰고, 모방 리본맨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서 나는 엄마여서 죽을 수 없다는 소희. 리본맨에게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물 불 안 가리고 폐병원에 달려간 미리. 그리고 그 마음을 잘 알기에 한걸음에 달려간 경자, 지현, 소희. 저희 드라마의 많은 명장면에는 모두 모성애가 있었음을 되돌아보게 하네요.”
Q. 촬영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6부에 쥐방울을 잡는다고 가발에 빨간 원피스를 입고 빗속을 걷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키가 커서 평소에 힐을 거의 안 신거든요. 그래서 힐을 신을 때는 엄청 조신하게 걸어요, 삐끗할까 봐. 근데 감독님이 리듬감 있게 걷기를 원하셔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저러다 자이브에 차차차 추겠다는 말에 빵 터진 거예요. (웃음) 그날은 짧은 치마에 긴 머리 가발이 너무 부끄러웠는데 본방을 보니 재미있게 나와서 좋았어요. 동 대표의 가발이 벗겨지는 것과 씌워주는 것, 포효까지 다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만들어진 건데 그 장면도 잘 나와서 비를 맞으며 만든 보람이 있었어요.”
Q. ‘살롱 드 홈즈’에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빌런들이 등장한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빌런 외에 또 응징하고 싶은 빌런이 있다면
“저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다단계 사기꾼들을 응징했으면 합니다. 용돈을 모아 쓰지도 못하시고 모은 돈을 빼앗듯이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만 어르신들에게 잘해줘서 정을 쏟고 믿었는데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자 어르신들이 엄청 허탈해하시는 걸 많이 봤거든요.”
Q. ‘살롱 드 홈즈’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에게 한마디
“시청해 주시고 뜨겁게 응원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살롱 드 홈즈’를 통해 힘을 얻었다고 말해주시는 시청자분들이 계셔서 저희는 또 힘을 얻습니다. 시즌 2도 응원해 주시고 과거에 머물렀던 지현이 미래의 자신을 위해 어떻게 변화된 삶을 살지도 기대해 주세요. 또 지친 일상 속에서 여러분의 마음에도 꿈을 키워보시기를…”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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