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이 앞으로의 선전을 약속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6-1로 격파했다. 이로써 전날(18일) 1-2 석패를 설욕함과 동시에 2연패 사슬을 끊어낸 3위 롯데는 48승 3무 40패를 기록했다. 2위 LG(49승 2무 39패)와의 격차는 다시 한 경기 차다.
6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유강남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클러치 능력을 뽐내며 롯데 승리에 앞장섰다.
초반부터 유강남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양 팀이 0-0으로 맞서있던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우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4구 149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익수 뒤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아쉽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기세가 오른 유강남은 4회초에도 날카롭게 배트를 휘둘렀다. 롯데가 1-0으로 근소히 앞서던 1사 1, 2루에서 에르난데스의 4구 137km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이어 6회초 유격수 땅볼로 돌아선 유강남은 7회말 수비 때 정보근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3타수 2안타 2타점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팽팽한 상황에서 4회초 윤동희의 선제 타점, 유강남의 2타점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강남은 “(2루타) 두 개 다 완전히 정타는 아니었다. 조금 끝에 맞거나 비껴서 맞았다. 홈런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안 했다. 첫 번째 타구는 거기까지 갈 줄도 몰랐다”며 “(에르난데스가) 원체 공이 빠르고 종속이 좋은 투수라 첫 타석에서는 빠른 공 하나 보고 타석에 들어갔다. 두 번째에는 불리한 볼 카운트였다. 뭘 노렸다기보다는 넓게 보고 비슷하면 치자 생각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날 롯데 선발투수로 나선 터커 데이비슨은 86개의 공을 뿌리며 5이닝을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시즌 8승(5패)을 수확했다. 유강남의 좋은 리드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유강남은 “전반기 막판 안 좋은 결과들이 나왔기 때문에 타격보다는 데이비슨 던질 때 조금 더 신경썼다. 데이비슨과 제가 계속 호흡을 맞췄던 것이 아니라서 안 좋은 상황에 조금 더 좋은 에너지를 주려 했다”며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썼던 점, 안 쓰던 구종들을 중간 중간 섞었던 점 등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 안 좋은 흐름을 끊을 수 있었기에 더 값진 승전보였다. 롯데는 전날(18일) LG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 좋지 않았다. 타선이 무려 네 차례나 병살타를 범했다. 6회초 1사 2루에서는 전준우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에 그쳤고, 2루에 있던 빅터 레이예스가 미처 귀루하지 못하며 이닝이 그대로 끝나기도 했다.
이날은 달랐다. 유강남의 활약을 앞세운 롯데는 소중한 승전고를 울리며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유강남은 “오늘 연습하기 전 야수들끼리 모였다. (전)준우 형이 병살타에 대한 부분들을 이야기했다. 확실한 플랜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메시지가 선수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 병살타라는 것은 의도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결과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신경 안 쓰고 오늘 선수들이 잘 풀어간 것 같다”며 “우리는 순위보다 한 경기, 한 경기를 보고 경기한다. 순위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7라운드 전체 50번으로 LG에 지명된 유강남은 우투우타 포수 자원이다. 2023시즌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통산 1275경기에서 타율 0.265(3642타수 965안타) 122홈런 54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4를 기록 중이다.
다만 롯데 이적 후에는 다소 부진했다. 2023시즌 타율 0.261(352타수 92안타) 10홈런 55타점에 머물렀다. 2024시즌에는 타율 0.191(136타수 26안타) 5홈런 20타점을 써내는데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72경기에 나선 유강남은 타율 0.290(176타수 51안타) 4홈런 25타점 OPS 0.830을 마크, 롯데 타선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본인의 타격에 대해 확신이 생긴 결과물이다.
유강남은 “최대한 간결한 준비 자세 등을 준비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 겨울부터 준비한 것들에 대해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다. 원래 같으면 흔들릴 법도 한데, 루틴들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 흔들릴 만한 것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끝으로 그는 “비시즌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성취감도 있다. 시즌 초반에 했던 것을 꾸준히 하고 있다. 끝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